국제축구연맹(FIFA)의 차기회장 선거가 제프 블래터 현 회장과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간의 맞대결로 압축된 가운데본격적인 득표전이 시작됐다. FIFA 규정상 후보 등록 마감은 3월 28일이지만 정몽준 FIFA 부회장이 하야투를지지,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블래터와 하야투의 2파전이 확정된 상태. 이에 따라 임기 4년의 차기 FIFA회장은 2002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서울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204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1차투표에서 2/3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2명의 후보만이 출마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돼 과반수 득표 여부로 당선이 판가름나게 됐다. 북중미와 남미 회원국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블래터는 "이미 100개 이상의 회원국들이 나를 지지한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주장하고 있고 차기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으로 내정된 모하메드 빈 하맘(카타르)도 블래터를 지지하고있다. 이에 맞서는 하야투는 블래터의 반대세력으로 알려진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중심으로 한 유럽회원국들과 정몽준 부회장의 영향력에 기대를걸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의 당락 여부는 월드컵 마케팅 대행사 ISL의 파산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재정 투명성'에 대한 의혹 규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전망이다. 블래터는 외부감사 결과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는 듯 했으나 반대세력의요구에 따라 다시 내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만약 내부감사에서 위법 행위가 드러난다면 블래터는 만회하지 못할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블래터가 98년 당선 당시 약속했던 아프리카대륙의 월드컵 개최권이 독일로 넘어가 버렸고 아시아대륙의 본선 티켓을 3.5장에서 2.5장(공동 개최국 제외)으로 줄인 것도 득표 활동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프란츠 베켄바워 독일월드컵대회조직위원장은 "이만큼 훌륭한 회장은 없었다"며 블래터를 전폭 지지하고 나선 반면 정몽준 부회장은 "블래터 당선 이후 FIFA의 재정 악화가 초래됐다"며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서는 등 두 후보를 둘러싼 지원전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