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가 내린 뒤라 그런가. 색깔은 아직 누렇지만 잔디에도 한결 생기가 넘친다. 그런데 골퍼들 모습은 어떤가. '이번 주말에야말로…'하면서 골프장으로 향하지만,장갑을 벗을 때는 대다수가 '골프가 왜 이렇게 안되나'하며 고개를 흔든다. ○…요즘 골퍼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아이언샷 '뒤땅치기'다. 주말 골퍼들의 95%는 아이언샷을 할 때 볼보다 잔디를 먼저 맞힌다는 말이 있는데,그 정도가 심하면 뒤땅치기(팻샷,헤비샷)가 되고 만다. 거리도 턱 없이 짧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뒤땅치기를 막는 길은 없는가. 무엇보다 어드레스 때 손이 볼보다 앞쪽에 오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자세는 다운스윙 동안에도 유지돼야 한다. 다운스윙 때 의식적으로 클럽을 왼손으로 끌어내린다고 생각하면 좋다. 다운스윙을 성급하게 하면 리듬을 잃게 되고 힘을 미리 소진해 역시 뒤땅치기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운스윙은 가능하면 천천히 시작한 뒤 임팩트 존에서 가속해 주어야 한다. 임팩트 전 체중을 왼발에 옮겨 놓는 것도 뒤땅치기를 막는 길이다. 임팩트 자체,즉 볼을 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볼을 쳐 나간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3홀에서 티샷을 할 때에도 뒤땅치기로 낭패를 보는 일이 잦다. 물론 이는 스윙 결함에서 비롯되지만 임기응변으로 티를 좀 높다 싶게 꽂으면 심한 뒤땅치기를 막을 수 있다. 그린 주변 짧은 어프로치샷에서도 뒤땅치기는 많이 나온다. 체중은 왼발에,손은 볼보다 앞쪽에 둔 채 10? 이내 거리에서는 손목을 거의 꺾지 말고 스윙해주면 뒤땅치기는 안 나온다. ○…주말 골퍼들이 90대를 깨지 못하는 것은 한두 홀에서의 몰락 때문. OB나 로스트 또는 워터해저드행 등의 트러블에 빠지지 않고도 트리플·쿼드루플 보기가 나오는 것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러프에서도 파를 노리고,벙커샷을 붙여서 1퍼트로 마무리하려 하고,나무를 피해 드로샷을 구사하려 하고…. 다 분수를 넘어서는 욕심이다. 일단 친 볼이 '제 길'을 벗어나면 목표를 한 단계 낮춰야 한다. 당초 목표가 파였다면 보기로,보기였다면 더블보기로 바꾸라는 말. 그러면 트리플보기 이상의 몰락은 막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80대 진입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