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럽전지훈련 첫 친선경기 상대인 튀니지는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다. 1960년대에 들어서야 축구협회가 창설된 축구 후발국가이지만 2002월드컵을 포함, 모두 3차례 본선무대에 올랐고 과거 2차례 본선에서 1승2무3패를 기록했다. 2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9위로 카메룬(18위)을 제외한 아프리카 국가로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있고 한국(41위) 보다도 12계단이나 앞서 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코트디부아르, 콩고민주공화국, 콩고, 마다가스카르 등 본선 경험이 전혀 없는 약체들과 한조가 되는 행운속에 아프리카 예선 최다골(23골) 기록을 세우며 6승2무의 무패행진을 했다. 또 감독을 자주 갈아치우기로 악명이 높은 튀니지는 지난해 8월 독일 출신 에크하르트 크라우첸 감독을 해고한 뒤 10월 프랑스대표팀 감독 출신의 앙리 미셸 감독을 영입, 대대적인 대표팀 체제정비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열린 2002아프리카네이션스컵대회에서는 세네갈, 잠비아와 잇따라 비기고 이집트에 충격의 패배를 당해 2무1패로 월드컵 본선진출국 중 유일하게 8강에 오르지 못하는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팀 공격의 주축인 아델 셀리미(독일 프라이부르크), 지아드 자지리(ES사헬)와 신예 골게터 알리 지투니(에스페란스) 등이 부상으로 빠진데다 문제를 일으킨 일부 선수들은 팀에서 쫓겨나는 등 악재가 겹쳤던 것이 화근. 더욱이 활약이 기대됐던 공격형미드필더 주베이르 바야(베시크타스)는 물론 이메드 음하데비(제노아), 자멜 자비(비제르테) 등 공격수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처럼 대표팀이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치르는 한국과의 경기는 또 다른 부담이어서 튀니지측은 패할 경우의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을 해 왔다. 한편 지중해와 접하고 있는 튀니지는 기원전 9세기경 도시 국가인 카르타고가 세워져 한때 무역으로 번성했으며 1883년 오스만 터키의 속령에서 프랑스보호령으로 편입됐다가 1956년에야 독립,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제를 시작했다. 16만3천610㎢의 국토에 959만명이 살고 있으며 주민의 98%가 아랍인이고 공용어도 아랍어를 채택, 프랑스어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인광석과 철광석, 석유가 풍부한 튀니지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이며 90년대 초반부터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시장경제체제를 완성시켜왔다. 99년 1인당 국내총생산은 5천500달러 수준이지만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아프리카 최고 경제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라망가=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