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과 세계남자선수권 일정이 공교롭게 9월29일부터 10월14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겹쳐 골머리를 앓아온 대한배구협회가 두 대회에 모두 대표팀 1진을 보내는 '정공법'을 택했다. 일단 세계선수권에 참가해 국제배구연맹(FIVB)의 중징계를 피한 뒤 8강에 오르지 않고 중도 귀국해 아시안게임에 나선다는 것. 배구협회는 8일 동해에서 상무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배구연맹(AVC)이 제시한 중재안을 수용,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1진을 잇따라 파견키로 결정했다. 협회는 당초 세계선수권에 대표팀 2진을 보내기로 했다가 FIVB가 "국제대회 참가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세계선수권 8강 포기가 전제가 된 고육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편법이 가능하게 된 것은 AVC가 한국,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 등 두 대회동시참가 4국에 아시안게임 8강 자동 진출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2라운드까지만 출전하고 9일 귀국해 아시안게임 8강에 대비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선수권은 조별리그 9월29일∼10월2일, 16강 2라운드 5∼7일, 8강 토너먼트 10∼14일로 일정이 잡혀져 있다. 24개국이 참가하는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 캐나다, 크로아티아와 함께 B조에 속한 한국은 객관적 전력상 16강이 겨루는 2라운드 진출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전력을 풀가동해도 8강 진출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어서 만약 있을 지 모를 '져주기' 시비도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동해=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