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구단 소속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이승엽(26.삼성)이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8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귀국할 예정인 이승엽은 7일까지의 시범경기에서 9타수 3안타로 타율 0.333, 5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이 터뜨린 3안타는 홈런 두 방과 2루타 1개로 '한국의 홈런왕'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파워와 밀어치고 끌어치는 테크닉까지 선보였다.

또한 초청선수였던 이승엽은 경기 중반 이후 대타 또는 대수비요원으로 투입됐던 점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빠른 적응력도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고작 몇 경기만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승엽이 나선 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였고 상대했던 투수들 역시 메이저리그 정상급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

그럼에도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캠프 생활을 통해 상당한 자신감과 그동안 겪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쌓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시아 타자들이 도저히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졌던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해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대활약을 펼친데 이어 이승엽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를 만들었다.

따라서 확실한 목표를 세운 이승엽이 앞으로 2년동안 자신의 기량을 더욱 발전시킨다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2004시즌에는 메이저리그 입성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이승엽의 희망찬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올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속마음은 복잡 미묘하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팀들의 훈련시간이 국내 구단들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이승엽의 훈련량이 모자라기 않을 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 대부분이 자율훈련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승엽이 올 시즌 중반이후 체력저하에 허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승엽의 스프링캠프 참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김응용 감독의 표현대로 '아주 특별한 선수'로 거듭난 이승엽과 동료 선수들의 팀워크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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