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전체가 속된 말로 열받아서 이겼습니다." 챔피언결정전 첫 판에서 승리한 국민은행 박광호 감독은 후련하다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승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바로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을 꺾은 신세계 이문규 감독이 공개 석상에서 "3판에 끝내겠다"라고 선언한 것이 정규리그 우승팀 국민은행의 자존심을 건드려 필승 각오를 더욱 다지게 했다는 것.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는 현대가 4위를 하면서까지 우리를 고르더니 신세계는 우리와 경기하면 신바람난다고 하더라"라며 "나는 물론 선수들도 기필코 이겨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현대를 2연승으로 가볍게 제압하며 본때를 보여줬던 국민은행은 첫 챔피언결정전인데다 젊은 선수들로 주축을 이뤄 이문규 감독의 말로 흥분했을 법도 한데 코트 위에서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냈다. 상대 주포 정선민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며 2쿼터 이후 한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4쿼터 초반 잠시 역전을 당했을 때도 곧바로 재역전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문규 감독도 경기 뒤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던 것 같다"며 "2차전에서는 셔튼브라운의 골밑 공격을 막기 위해 새로운 작전으로 대처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천안=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