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퍼팅그린에서 가장 아쉬워하는 때는 언제인가. 방향은 좋은데 거리가 조금 못미쳐 홀인이 안될 때,중·장거리 퍼트에서 첫번째 스트로크가 턱없이 짧을 때일 것이다. 두 가지 상황이 나타나는 것은 고개를 일찍 들었거나,치다 말았거나,임팩트 직후 퍼터헤드의 움직임이 멈췄거나 했기 때문이다. 교습가들은 '퍼트는 항상 홀을 지나칠 만큼의 세기로 하라'고 강조한다. 짧아서 낭패를 보는 상황을 막을 방법이 없을까. 어드레스 때는 물론 임팩트 직후까지도 그립을 한 손이 퍼터헤드보다 앞에 위치하도록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퍼터에도 로프트가 있다. 메이커마다,스타일마다 다르지만 대개 그것은 2∼5도다. 그런데 손이 헤드보다 앞에 오게 되면 페이스가 세워져 로프트가 더 작아진다. '디로프트'(deloft)로 페이스가 수직에 가까워지는 것. 이러면 스트로크된 볼에 톱스핀이 걸려 볼이 더 잘 구르게 된다. 이른바 '공무원 퍼트'를 상당수 막을 수 있는 것. 또 실패한 퍼트의 주요 원인인 손목 꺾임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자세는 1m 안팎의 쇼트퍼트에 효험이 있다. 스트로크한 볼이 상대적으로 잘 굴러가므로 '짧을' 우려를 원천 봉쇄한다. 같은 이유로 오르막 라인이나 맞바람,잔디가 역결인 상황에서도 좋다. 단 퍼팅라인이 급한 내리막이거나 10m 이상의 긴 거리에서는 이런 자세보다는 눈과 손,퍼터헤드(볼)가 동일선상에 있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