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도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팀워크숍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최근 자신을 둘러싼 잇단 루머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향후 대표팀 운영계획도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우선 외국인선수의 귀화문제에 대해 "누구로부터도 사전에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관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그와의 우정은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또 고종수(수원)의 대표팀 발탁 여부에 대해 "현재 컨디션 회복이 50% 밖에 되지 않는다"며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최근 협회와 불화가 있다는 데 사실인가. ▲이박사(이용수 위원장을 지칭)를 내가 때렸다는 소문까지 들었다. 정말 우스꽝스럽다. 루머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박사와는 매우 매우 친하고 항상 대화하고 있으며 우리의 우정을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용병 귀화에 대한 소견은. ▲사실 이 문제와 관련해 기술위원 그 누구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 나중에 코치로부터 들었다. 외국인 선수를 대표팀에 넣으려면 기량이 출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의 용병 발탁은 대표팀에 큰 도움이 안된다. --홍명보를 뽑았는데. ▲지난주 그와 통화했는데 어떤 포지션이라도 맡겨준다면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말해 그의 적극적인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오랜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의 존재가 팀스피리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종수도 합류 가능성이 있나. ▲지금 현 시점에서 컨디션 회복도가 50%에 불과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나머지 50%를 회복하더라도 훈련을 시작하고 팀에 적응해야하지 않느냐. 현실적으로나 시간상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세계최고의 재활치료를 받아 회복한다면 모르겠지만 고종수의 부상은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만큼 최악인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그의 복귀에 솔직히 낙관적이지 않다. --김도훈은 월드컵에서 뛰지 못하나. ▲김도훈은 나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그의 적극적인 자세를 떠나 중요한 것은 팀 전력 강화에 있다. 하지만 그를 제외시킨다거나 월드컵에 출전시킨다는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이번 유럽전훈에 설기현과 안정환을 포함시켰지만 그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7명의 공격수 중에서 최고선수를 뽑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봐달라. --교토 퍼플상가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았다는데. ▲나는 루머를 좋아하는 사람이다.(웃음)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온 후 다른 팀으로부터 제의를 받거나 접촉한 적이 없다. --향후 대표팀 운영 계획은. ▲지난해 8월 이후 한국대표팀은 험한 길을 걸어왔다. 세네갈과 크로아티아, 미국과의 경기에 이어 골드컵에도 나가 시험을 치렀다. 앞으로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훈련을 3월, 4월, 5월 상반기와 하반기 등 4단계로 구별해 해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3월에는 유럽에서 어려운 경기를 치르는 동안 체력강화에 치중하겠다. 스태미너, 스피드 강화를 위한 트레이닝에 중점을 둔다. 4월에는 체력과 함께 멘털게임 능력 향상에 노력하면서 코스타리카와 중국전에 대비할 것이다. 5월은 마무리 단계로, 역시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면서 연습경기를 통해 완성도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월드컵 개막 보름 전부터는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그동안 해온 모든 것을 시험가동해보는 마무리 기간이 될 것이다. (도쿄=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