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 시티즌 소속 선수들이 구단의 홀대에 반발하며 구단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까지 연봉협상에 나서지 않기로 함에 따라 사태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남 여수에서 전지훈련중인 대전 선수단은 구단측이 일방적인 태도로 연봉협상에 나선다고 주장하며 27일 훈련거부의사를 이태호 감독에게 전달했지만 이 감독의설득에 따라 일단 이날 오후 동의대와의 연습경기에는 출전했다. 당초 내달 2일까지 훈련할 예정이었던 선수단은 이날 밤 대전으로 돌아가 구단의 입장을 들을 계획이지만 아직 구단에 대한 요구사항을 명확히 정리하지는 않은 상태다. 그간 재정사정 때문에 타구단 선수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해 온 선수들은 이번 연봉협상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였지만 일단은 구단이 성의있게 대화에 나서기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며 앞으로의 구체적인 행동방침은 정하지 않은 것. 이에 대해 구단측은 연봉협상 마감시한이 28일인 만큼 이날 밤 선수들이 대전으로 복귀하는대로 대화를 통해 연봉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며 프로연맹측도 일단28일까지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일단 계약지연으로 내달 수퍼컵과 아디다스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파국은 막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지만 이 자리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올시즌 프로리그의 파행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대전의 한 고참선수는 "구단이 지난해 FA(축구협회)컵 우승을 연봉협상에 감안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책정한 액수를 고집하고 있다"며 "연봉협상 마감시한을 코 앞에 두고 구단이 일방적으로 액수를 제시해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은 지난해의 경우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선수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전선수들의 반발은 지난 97년 창단 이후 열악한 환경속에 운동해 온 선수들의 불만이 한계에 달하면서 야기됐다는 분석이다. 충남지역의 업체들이 컨소시엄형태로 창단한 대전구단은 어려운 경제상황속에 참가기업들이 줄줄이 이탈한 가운데 계룡건설이 운영을 맡았지만 빠듯한 예산탓에 전용연습장도 마련하지 못했고 숙소시설 또한 부족함이 많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정규리그 최하위의 부진을 씻고 FA컵 정상에 오른 대전선수들은 달라진 처우를 기대했지만 연봉협상에서 구단측이 기대했던 보상을 하려하지 않는다고 판단, 불만을 제기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