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모든 학생이 스키선수입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 위치한 해발 650m의 진부령 바로 밑 산골학교인 광산초등학교 흘리분교는 알파인 스키의 요람이다. 전교생이 19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모두 강원도스키협회 선수로 정식등록돼 있어 이번 제83회 동계체전에 졸업반인 정혜미와 5학년 안미진, 정소라가 알파인스키, 같은 졸업반인 장광민이 크로스컨트리에 각각 출전했다. 이중 지난해 동계체전 여자초등부 3관왕(대회전.슈퍼대회전.활강)에 오르며 공동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정혜미는 이번 대회에서도 대회전과 슈퍼대회전에서차례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라 전관왕 가능성을 밝혔다. 초등부 대회전 4, 5위로 아깝게 메달을 놓친 안미진과 정소라도 남은 대회에서 메달을 꼭 따겠다는 당찬 각오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대회에서 남자초등부 4종목을 석권하며 공동 MVP가 됐던 정동현(고성중 1년)과 동현의 형 국현(고성중 3년), 소라의 오빠 용환(고성중 2년) 역시 흘리분교 졸업생이다. 이번 대회 남중부 대회전에서 2, 3년 선배들과 당당히 겨뤄 은메달을 딴 정동현은 남은 종목에서도 1-2개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으며 국현은 슈퍼대회전 금메달을 땄고 용환은 회전 5위에 랭크됐다. 이밖에 남자대학부 대회전 2위인 알파인 국가대표 지영하(전남대 3년)와 크로스컨트리 선수 손해권도 모두 이 학교 졸업생인데, 이처럼 흘리분교가 스키 명문으로 성장한데는 학교에서 500m 거리에 알프스스키장이 있고 학부모 상당수가 스키선수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학생들은 겨울만 되면 오전 수업을 마치고 곧바로 스키장으로 향하고 겨울방학에도 스키장측의 배려로 슬로프 한 곳을 아예 무료 연습장으로 얻어 오전 3시간, 오후 2시간씩 강도높게 훈련한다. 학부모들도 스키장비 구입과 대회 출전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를 마다하지 않고 시설재배로 얻는 수입을 모두 자녀들을 위해 쓸 만큼 열의가 대단하다. 이 학교 이춘기(42) 알파인 지도교사는 "전교생이 매일 30분 거리의 학교까지 롤러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고 다녀 자연스럽게 체력훈련이 되는데다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을 따라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창=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