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철한 4단(17)과 목진석 6단(22)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한창 물이 오른 이들 두 기사의 기세에 조훈현 9단,서봉수 9단은 물론 최강자 이창호 9단도 맥없이 무너졌다. '농심배 스타' 최철한 4단은 지난 21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1기 KT배 마스터스 프로기전 결승 제2국에서 '거함' 조훈현 9단을 상대로 2백47수만에 백 13집반 승을 거두고 승부를 최종 3국으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다. 이날 대국에서 최 4단은 초반 조 9단의 강공에 밀려 비세에 몰렸으나 형세를 낙관한 상대의 완착을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응징,대역전승을 거뒀다. 최 4단은 오는 3월5일 국내 최대 규모(우승상금 4천5백만원)인 KT배 초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조 9단과 최종 대국을 벌인다. 최 4단은 조 9단을 이긴 상승세를 몰아 지난 22일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마저 격침시켰다. 최 4단은 역시 신설 기전인 KTF배 프로기전 A조 7국에서 서 9단을 맞아 백을 잡고 2백54수만에 5집반을 남겼다. 이날 대국 역시 초반은 흑을 쥔 서 9단이 리드했지만 끈기의 최 4단은 하변 중앙에서 큰 바꿔치기를 결행하며 승부의 흐름을 바꾼 뒤 빈틈없는 마무리로 대어를 낚았다. '괴동' 목진석 6단의 활약도 최 4단 못지 않다. 목 6단은 지난 23일 제주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벌어진 제13기 기성전 도전 5번기 결승 3국에서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을 상대로 2백25수만에 흑 불계승을 일궈냈다. 목 6단은 이날 승리로 2승1패를 기록,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새로운 기성에 등극하게 된다. 이날 대국은 '흑의 명국'이라는 검토실 프로기사들의 평가처럼 목 6단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초반부터 의욕적인 포진과 날카로운 행마로 국면의 주도권을 잡은 목 6단은 '끝내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 9단의 종반 맹추격을 잘 막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목 6단이 기성 타이틀 획득에 성공할 경우 정상급 3인방(조훈현·유창혁·서봉수)을 제외하고 이 9단을 상대로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첫 기사가 된다. 그러나 바둑계에서는 지난해 이 9단이 LG배와 명인전에서 이세돌 3단과 유창혁 9단을 맞아 초반 2연패 뒤 3연승으로 타이틀을 획득한 저력이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승 4국은 3월 중에 개최될 예정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