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여자 3,000m계주에서 금메달을 일군 4명의 낭자 중 하나인 박혜원(19.세화여고 3년)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 중.장거리 부문의 기대주다. 홍대부속초등학교 4학년 때 집 근처의 목동 아이스링크에 놀러갔다가 스케이팅레슨을 받던 친구를 보고 부모를 졸라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박혜원은 10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안았다. 박혜원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으나 쇼트트랙 명문인 목일중에 입학하면서 쇼트트랙에만 전념하게 됐고 이후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때인 98년 5월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네덜란드 1차 월드컵 1,500m에서는 중국의 에이스 양양A를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승승장구하던 박혜원도 시련의 시간이 있었다. 그해 벌어진 헝가리 2차 월드컵에서 경기 도중 영국 선수와 부딪혀 왼쪽 허벅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선수생활 중단 위기까지 갔던 것. 박혜원은 이후 국.내외 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고 1년간 고통스런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회복한 박혜원은 다음해(99년) 열린 아시아선수권 1,000m, 1,500m, 3,000m, 3,000m계주에서 우승, 4관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어 벌어진 99년 5차 월드컵 3,000m 개인종합 2위와 2000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위를 각각 차지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3,000m계주 2위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3,000m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혜원은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지난 94년과 98년에 이어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3연패를 이루는데 밑거름이 됐다. (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