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텃밭' 쇼트트랙 여자 계주에서 1주일만에 금빛 질주를 했지만 간판 김동성(고려대)은 금메달을 억울하게 강탈당했다. 한국은 21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시티 아이스센터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주민진-최민경-최은경-박혜원이 이어달리며 4분12초793의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중국(4분13초236)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98년 나가노올림픽에 이어 여자 3000m계주에서 3연패를 달성했고 캐나다는 4분15초738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이었지만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우세를 예상했다.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세계 최강 양양A와 양양S, 왕춘루,선단단을 출전시킨 중국은 기량 뿐만 아니라 지난 7년동안 호흡을 맞춘 계주팀으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다. 27바퀴를 돌아야 하는 결승전은 출발 총성과 함께 중국이 앞섰고 한국은 그 뒤를 바짝 쫓으며 호시탐탐 추월할 기회를 노리는 레이스가 이어졌다. 중국-한국-캐나다 순서로 진행되던 레이스에서 한국은 8바퀴째 예상을 뛰어넘는 초반 강공 작전을 전개, 선두로 치고 나섰다. 1바퀴반을 돌고 주자를 교체하는 계주에서 1번 주자 주민진(세화여고)은 중국이 주자 교체를 하는 사이 반바퀴를 더 달리며 단숨에 선두로 나선 것. 승기를 잡은 한국은 중국의 추격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며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두바퀴 반을 남긴 상태에서 바톤을 이어받은 마지막 주자 최민경(이화여대)은 양양A가 삐끗하는 사이 간격을 더욱 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어 벌어진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김동성이 미국의 '오노 영웅 만들기'에 뼈아픈 희생양이 됐다. 김동성은 7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선 뒤 쾌속질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지만 심판들은 김동성이 안토 오노(미국)의 진로를 방해했다며 실격선수로 처리했다. 이때문에 금메달은 오노의 차지가 됐고 중국의 리쟈준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성과 함께 출전했던 안현수(신목고)는 준결승에서 미끄러져 탈락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