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는 역시 강호들의 무덤이었다. 세계 랭킹 상위 64명만 초청받아 총상금 550만달러에 우승상금 100만달러를 놓고 겨루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악센츄어 매치플레이골프챔피언십 첫날 랭킹 1~3위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데이비드 듀발(이상 미국)이 나란히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우즈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골프장(파72. 7천22야드)에서 열린 1회전에서 이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 랭커인 피터 오말리(호주)에게 1홀을 남기고 2홀을 져 무릎을 꿇었다. 호세 코세레스(아르헨티나)의 팔골절 부상으로 이 대회 출전하는 행운을 얻은 오말리는 8번홀과 9번홀 연속 버디로 우즈에 앞서더니 끝까지 리드를 지켜 대어를 낚았다. 3홀이나 뒤지던 우즈는 16번홀에서 9m짜리 버디로 2홀차로 좁혔으나 오말리는 17번홀에서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말리는 "아무도 내가 우즈를 이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겠지만 요즘 내 컨디션이 좋았다"며 기세를 올렸지만 우즈는 입맛을 다시며 플로리다의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프로로 전향한 뒤에도 매치플레이 전적 13승3패로 1:1 대결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우즈는 99년 1회 대회 때 8강전에서 재프 매거트에 져 탈락했고 2000년 2회 대회때는 결승전에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에 패배, 이 대회와의 악연에 울었다. '반란의 희생자'는 우즈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랭킹 2위로 2번 시드를 받은 미켈슨은 63번 시드의 존 쿡(미국)을 맞아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2홀 남기고 3홀을 뒤지는 참패를 당했다. 지난주 식중독으로 고생했던 듀발은 세계랭킹 65위로 간신히 이 대회 출전권을 얻어 나온 케빈 서덜랜드(미국)와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20번째홀에서 패퇴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최하위 랭커가 1번 시드 선수를 1회전에서 꺾은 것도 처음이지만 1~3번 시드 선수가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한 일도 전에 없었다. 그러나 세계 랭킹 4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리 잰슨(미국)에게 2홀 남기고 3홀을 앞서 수월하게 1회전을 통과했다. 가르시아는 우즈, 미켈슨의 탈락에다 지난해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찰스 하웰 3세(미국)와 16강 진출을 다투는 등 대진운도 좋아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가르시아 뿐 아니라 어니 엘스(5위. 남아공), 데이비드 톰스(6위. 미국), 레티프 구센(7위. 남아공), 비제이 싱(8위. 피지), 데이비드 러브 3세(9위), 크리스 디마르코(10위. 이상 미국)등 나머지 세계 랭킹 10위 이내 톱랭커들은 무난히 32강에 진출했다. 특히 디마르코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를 제쳤고 싱은 지난해 8강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다니구치 도오루(일본)에 설욕했다. AT&T 페블비치프로암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지만 세계 랭킹은 59위에 불과한 매트 고겔(미국)은 12번 시드를 받은 2000년 이 대회 챔피언 대런 클라크를 격침시켰고 21세의 애덤 스콧(호주. 50번 시드)은 백전노장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15번시드)를 물리쳐 하위 랭커의 반란에 합류했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존 댈리(미국)는 로코 메디어트(미국)에 밀려 짐을 쌌고 오랜 허리 부상에서 벗어나 재기를 노리던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도 스콧 매커런(미국)에게 져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이 대회 총상금이 지난해 500만달러에서 550만달로로 인상됨에 따라 1회전 탈락 선수들에게도 2만7천500달러의 적지 않은 상금이 돌아갔다. (칼스배드 AP.AFP=연합뉴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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