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한국축구대표팀이 극도의 부진한 성적을 보이자 과연 홈에서 싸우면 16강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무리 약체팀이라도 홈에선 좋은 경기를 펼친다는데 과연 개최국 프리미엄은 존재하는가. 1930년 우루과이 1회 대회이래 올해로 모두 17번째를 맞는 월드컵에서 개최국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통계적으로 주최국이 우승한 경우는 6차례로 30%수준에 달한다. 우루과이는 첫번째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으로 열린 대회인 만큼 월드컵에 대한 인식이 약했고 교통수단이 없어 하루전에 참가를 신청한 팀도 있었다. 결국 13개팀이 맞붙어 우루과이가 당시 축구강호 헝가리를 제치고 결승에 올라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했다. 2회대회에는 개최국 이탈리아가 최강 오스트리아를 준결승에서 제압한 뒤 체코마저 물리쳐 주최국 우승의 전통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런 전통은 38년 프랑스대회에서 깨졌다. 이 대회에서 프랑스는 직전 대회 우승국과 개최국의 본선자동 진출권이 처음으로 주어진데 힘입어 쉽게 본선에 올랐으나 8강에 오르는 데 만족해야 했고 이탈리아가 헝가리를 4-2로 제압하고 월드컵 2연패를 달성했다.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만인 66년,주최국 우승의 영광을 재현한 것은 잉글랜드. 펠레의 브라질이 1라운드서 탈락하는 비운을 맞은 이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허스트가 결승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전차군단 독일을 제압하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에서 각각 열린 74년과 78년 대회에서는 당시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던 홈팀들이 연달아 우승을 차지,안방게임의 이점을 확인시켰다. 86년 멕시코대회는 사상 최초로 같은 나라에서 두번째 열리는 월드컵이었지만 개최국 멕시코는 16강에 그쳤다.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는 2번째 월드컵을 가슴에 안았다. 한국은 예선서 박창선이 월드컵 첫골을 기록,우리에겐 의미있는 대회로 기억된다. 가장 최근에 개최국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바로 지난번 대회인 98년 프랑스 월드컵. 78년 아르헨티나가 자국에서 월드컵을 차지한 이후 20년간 주최국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 대회에서는 유럽축구의 변방으로 머물러 있던 프랑스가 단번에 우승까지 거머쥐었고 "아트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정확히 1백일 앞으로 다가온 2002한일월드컵. 과연 이 대회에서 한국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십분살려 16강의 신화를 일궈낼수 있을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