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개막되는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알리는 둘도 없는 기회.월드컵 개최 10개 도시들은 문화행사로 도시별 특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서울" "영화의 도시 부산" "섬유.패션의 도시 대구" "동북아시아의 허브 인천" "예향의 도시 광주" "과학.기술의 도시 대전" "산업도시 울산" "세계문화의 도시 수원" "소리의 도시 전주" "휴양도시 서귀포"등이 바로 그것. 서울시는 "문화 월드컵"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에서 왕궁수문장 교대의식, 조선조 과거, 연등축제, 종묘대제 등을 재현하고 도심 4대문안의 인사동길,대학로 등 6개 코스의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해 소개한다.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해 서울드럼페스티벌,서울세계불꽃축제,세계각국 깃발전시 퍼포먼스를 펼치고 시내 거리 4곳에 대형 스크린 차량을 설치,경기를 생중계하고 간이공연을 한다. 부산시는 롯데호텔 앞 도로와 남포동,온천장 등지에서 무언극과 퍼포먼스 등을 선보이는 월드컵 거리축제가 열리고 다대포 해수욕장에서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용두산공원에서는 한.일 조선통신사 행렬이,문화회관 대강당에서는 뮤지컬 "자갈치"가 각각 공연되거나 열린다. 대구시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를 비롯해 "약령시축제" "비슬산 참꽃축제"등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행사와 축제를 잇달아 열어 내.외국인 관광객을 추가로 유치,지역 관광산업 부흥의 기회로 삼기로 했다. "비류와 심청"의 숨결이 있는 인천시는 창작극 "비류왕국"과 "심청축제"등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중국 관광객들을 위한 특별이벤트를 연다. 광주시는 한자문화권인 한.중.일 3국 민속공연을 기획했고 광주의 역사를 빛으로 조명하는 "동방의 빛 광주" 행사를 개최한다. 대전시는 대덕 밸리 업체들이 참가하여 만든 IT체험관을 엑스포 남문에 설치하고 멀티비디오쇼를 연다. 이밖에 "처용의 고향" 울산시는 처용 설화를 극화한 뮤지컬 `처용" 공연을 비롯, 개막전 전날인 5월 31일 태화강 둔치에서 "울산의 불꽃! 세계의 빛!"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와 인기가수 공연,특수조명 쇼,대형 불꽃놀이와 출전국 응원단과 함께하는 거리 퍼레이드,참가국 및 울산의 전통문화공연 등을 가질 계획이다. 수원시는 "정조대왕 능행차연시"와 "정조시대 전통무예전" "효(孝)의 성곽 순례" 등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도시임을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판소리의 등용문인 전주 대사습놀이,전통문화축제인 풍남제,전주 종이축제 등 전주의 4대 문화축제가 3개월여에 걸쳐 선보이고 국제 서예교류전,한국화 동질성 회복전,전북조각회 전시회 등도 이어진다. 월드컵을 겨냥한 대형 기획공연도 마련돼 있다. 조선조 말기 몰락해 가는 양반집 종부들의 인생역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고 최명희씨의 대하소설 "혼불"창작음악극과 조선시대 판소리의 대부인 신재효선생과 그의 제자 진채선 명창이 나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가 시민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한지 페스티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해녀 체험,잠수굿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엮어진 제주해녀축제를 비롯해 이중섭예술제, 대회기념종합예술제,칠십리국제바다축제,제주민속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연다. 각 도시들은 대회 기간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드럼페스티벌,월드갈라패션쇼,월드 록페스티벌,세계합창페스티벌,세계평화예술제,세계유명연주자 초청공연 등 지구촌 사람들도 폭넓게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닌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