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A매치 경기 평가전을 통해 나타난 미국의 전력 ] 14일 이탈리아전에서 나타난 미국의 전력은 지난해 12월 한국이 상대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미국은 이날 골드컵때와 비교해 눈에 띄게 향상된 수준급 경기를 보여 주었다. 미국은 유럽파 선수 12명을 합류시켜 전반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미국 공격의 핵인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는 후반 에디 루이스와 교체되기 전까지 경기의 완급을 노련하게 조절했고 안정적인 볼 컨트롤과 패싱력으로 공격을 다양하게 이끌었다. 측면돌파는 물론 중앙공격이 모두 그의 발끝에서 비롯됐고 그의 활약으로 미국의 공격은 한층 세밀해졌다. 특히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전진패스는 일품이었다.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과 수적 우위 확보도 돋보였다. 이탈리아의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조차 "미국이 전반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며 미국의 경기 장악력을 높게 평가했다. 백전노장 제프 애거스가 이끄는 포백은 이탈리아의 톱스트라이커인 비에리와 토티도 뚫기 어려울 정도였다. 포백중 3명이 해외파로 이들 모두 상당한 체력위주의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것도 상대 공격수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골 결정력 부족과 후반 체력저하라는 약점을 드러냈다. 후반들어 이탈리아의 파상적인 공세가 계속되자 미드필드에서부터 밀리고 수비조직도 집중력을 잃고 흔들렸다. 또 미드필드의 강점과 달리 투톱의 위력도 떨어졌다.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팀내 최다골(5골)을 기록, 경계대상 1호로 꼽혔던 에니 스튜어트와 공격수 조 맥스 무어는 이날 기대만큼의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