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과의 승수쌓기는 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어려운 길을 택했다. 궁극적으로 한국 축구에 기여한 인물로 기억되고 싶다." 월드컵 해가 시작되면서 실시한 30일간의 해외전지훈련을 마친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현지시간) 새벽 1시부터 대표팀 숙소인 쉐라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자신이 느낀 점과 앞으로 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오랜 강행군은 선수들에게 값진 경험이 됐을 것이고 그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저지르지 않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이번 전훈 멤버중 일부가 탈락할 것이고 3월부터 시작하는 스페인전훈 때에는 가능한 한 해외파 선수들을 많이포함시켜 최종 엔트리의 대강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부상자가 속출하지만 강해지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히딩크 감독은 "단계별로 선수들에게 필요한 몸관리를 당부하고 있고 6월에 맞춰 최적으로 끌어올리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축구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3월부터 실시하려는 파워프로그램은 '98프랑스월드컵 당시 네덜란드에 적용한 것으로 상당히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하고 있으며, 수주일내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특히 홍명보, 윤정환과 관련, "솔직히 홍명보가 부상에서 회복돼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귀국하는대로 그의 상태를 확인할 것이다. 윤정환은 분명 기술이 좋은 선수이지만 체력적으로 약한 핸디캡이 있어 고민"이라며 이들모두 23명의 엔트리에 포함시킬 대상임을 분명히했다. 이밖에 히딩크 감독은 자신을 중간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 "한국선수들은 강팀을 만나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에 강팀과 맞붙는 험난한 길을 택했다. 약팀을 상대로 한 승수쌓기는 내 자신을 기만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6월에 맞춰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환경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몬테비데오를 출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프랑스 파리를 거쳐 16일 낮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몬테비데오=연합뉴스) 장익상기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