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팔이' 신봉민(현대)이 설날 꽃가마를 탔다. 신봉민은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2설날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팀 동료 이태현을 3-1로 제압, 95년과 2000년에 이어 생애 3번째 설날장사 타이틀을차지하며 1천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무관의 제왕' 이태현은 2000년 12월 천하장사에 오른 뒤 각종 무대에서 6회 연속 준우승에 그치는 불운을 맛봤다. 현대 동료끼리 맞붙은 정상 대결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4강에서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동아대)의 돌풍을 힘겹게 잠재운 신봉민은 이태현과의 역대 전적에서 11승23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주특기인 들배지기 기술을 구사하며 무난히 정상에 등극했다. 기습적인 들배지기로 첫 판을 따낸 신봉민은 곧바로 이태현의 배지기에 허를 찔렸으나 강한 허리 힘을 바탕으로 전광석화같은 들어 밀어치기와 들배지기로 상대를 잇따라 넘어트리며 감격의 우승 포효를 했다. 올해 김칠규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현대는 신봉민과 이태현이 나란히 결승에 오름으로써 지난해 부진을 털고 정상 질주의 발판을 구축했다. 1만명의 씨름팬들이 모래판을 가득 메운 가운데 펼쳐진 이날 8강전은 시작부터파란의 연속이었다. 아마추어로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최홍만(218㎝.동아대)이 김영현(217㎝)과의 `골리앗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고 백웅규(이상 LG)가 지난해 천하장사인 기술씨름의 달인 황규연(신창)을 2-0으로 뉘고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최홍만은 4강에서 신봉민의 노련미에 눌려 1-2로 지긴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3품에 올라 김영현에 이은 또다른 `거인신화'를 예고했다. 한편 4강에서 이태현에게 0-2로 무너진 백웅규는 최홍만을 꺾고 2품을 차지했고황규연과 김영현은 각각 4, 5품에 자리했다. (천안=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