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모처럼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나 공수에 걸친 전면적 재정비가 필요함을 확인했다. 한국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패서디나의 로즈보울구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북중미골드컵 준결승에서 이 대회들어 극명하게 나타난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진의 순간적 집중력 상실 등 고질병들을 거듭 노출시킨 채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비록 상대가 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 1위를 일궜던 정예부대로 나선 코스타리카였고 한국의 주전 상당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었지만 공수에 걸친 전체적인 문제는비단 선수 몇명의 부재 탓으로 돌릴 성격이 아니었다. 경기전날인 30일 통상적으로 실시하던 시뮬레이션 게임 대신 1시간30분간 특별 슈팅연습을 했던 한국은 이날 슈팅수 20-11의 우세를 보였고 미드필드싸움에서도 대등했지만 1-3으로 무너진데서 보듯 골결정력 문제는 심각했다. 먼저 최전방에 투톱으로 선발출장한 차두리와 김도훈은 이날도 슛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번번이 수비수에 걸리거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20차례 슛을 했다고는 하지만 예리함은 차치하더라도 골문을 향해 제대로 날아간 슛조차 구경하기 힘들었다. 전반 9분 김도훈의 슈팅이 수비수 마크에 걸려 나온 것을 시작으로 15분 차두리가 오른쪽 구석에서 날린 슛도 골키퍼의 몸을 맞고 튀어나왔고 40분에는 김도훈의왼발 터닝슛 또한 수비에 걸렸다. 후반 10분 최태욱 대신 이동국을 투입, 세명의 최전방요원을 기용하는 극단적인공격전술을 쓰고도 여전했던 스트라이커들의 부진은 전반내내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후반 2골을 집중시킨 완초페와 대조를 이뤘다. 또한 이날 스트라이커 뿐 아니라 최성용, 이을용, 이영표 등 미드필더들의 중거리슛도 형편없이 빗나가는 `홈런볼'' 또는 골키퍼 정면을 향하는 슈팅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와 함께 그간 안정감을 심어왔던 수비진도 지난 20일 미국전에 이어 위기상황에서 집중력을 상실, 위치선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또 한번 드러냈다. 전반 44분 첫 골을 내 준 상황에서 우리 수비수들은 커버플레이를 할 위치를 잡지 못한 채 고메스를 놓쳐 지난 20일 미국전에서 비슬리에게 결승골을 내 줄때와 비슷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또한 후반 31분과 36분 완초페에게 내 준 두 골은 우리 수비수들이 그간 조직력에서 상당한 발전을 했음에도 개인기와 결정력을 갖춘 특급스트라이커 한 명의 움직임에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가르쳐 줬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