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머리'' 김병지(32.포항 스틸러스)의 월드컵 주전 꿈에 암운이 드리웠다. 지난달 미국과의 평가전을 통해 1년만에 히딩크호에 재승선, 이운재(상무)와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놓고 불꽃경쟁을 벌였던 김병지는 31일 벌어진 북중미골드컵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는 기회를 잡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고메스와 완초페에게 3골을 허용하며 무너진 김병지는 특히 0-1로 뒤지던 후반 31분과 1-2로 추격하던 후반 36분 상대 스트라이커 파울로 세사르 완초페에게 연속골을 내줌으로써 스스로 추격에 찬 물을 끼얹고 말았다. 더구나 이 골들은 수비수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게 일반적인 견해여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같은 김병지의 골드컵 성적은 8강전 상대였던 멕시코의 예봉을 완벽하게 막아낸 이운재와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 특히 이운재는 멕시코전에서 골키퍼의 최대 덕목인 침착성을 무기로 승부차기에서 상대 슛 2개를 막아내 승리를 견인하며 주전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는 성과를거뒀다. 지난해 1월 홍콩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미드필드로 전진하다 볼을 빼앗기는실수로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나 약 1년 가까이 대표팀 제외라는 ''길들이기''를 감수해야 했던 김병지. 골드컵 개막 이전에 실시한 샌디에이고 전지훈련 중 `내 경쟁자는 폴란드와 포르투갈 골키퍼''라며 자신감을 나타냈고 히딩크 감독도 그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지만 정작 주어진 기회에서 객관적인 실력을 보여주는데 실패한 것. 특유의 민첩성과 실전경험을 바탕으로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축구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독점하다시피한 김병지가 남은 4개월 동안 불명예를 씻어내고 월드컵호에승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