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불안한 수비를 드러내며 북중미의 신흥강호 코스타리카에 패했다.


특히 한국은 골결정력에서도 전혀 나아진 부분이 없어 공-수 양 부문에 걸친 총체적 난제를 보임으로써 곡 120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에서의 암운을 떨쳐내지 못했다.


한국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보울구장에서 열린 2002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준결승에서 유럽과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전원 빠진채 국내파로 엔트리를 구성, 코스타리카와 맞섰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못한데다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낸 끝에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진출에 좌절, 다음달 3일 오전 3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캐나다 경기의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


이로써 히딩크호가 출범한 지난해 1월 이후 성적표는 10승5무7패, 올들어서는 미국프로팀과의 1차례 평가전을 포함해 1승1무3패가 됐다.


한국은 최용수, 황선홍 등 일본파들이 복귀해 순수 국내파들로만 출전선수를 꾸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데다 그동안 주전으로 나섰던 이천수와 김남일도 각각 부상과 출장정지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도 징계를 받아 벤치에 앉지 못하는 등 이번 대회들어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린 한국은 차두리와 김도훈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최태욱을 플레이메이커로, 이을용.최성용을 좌우 날개로 각각 기용하는 3-4-1-2포메이션을 짰다.


이영표와 김상식이 중앙에서 미드필드를 지켰고 김태영-송종국-최진철 등 쓰리백은 一자라인을 형성하며 상대공격을 막는 임무를 맡았다.


반면 축구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코스타리카는 파울로 세사르 완초페와 로날드고메스를 최전방에 내세워 한국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초반은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결정적인 찬스는 없었지만 13분 완초페의 헤딩슛, 15분 차두리의 오른발슛, 23분 최성용의 왼발슛, 24분 왈터 센테노의 기습중거리슛 등으로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한국은 36분 페널티지역 안에서 완초페의 센터링이 최성용의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내줘 선취골을 내주는 듯 했으나 헤르난 메드포드의 킥이 크로스바를 훌쩍넘어가는 행운이 따랐다.


그러나 불과 7분 뒤 한국은 선취골을 내줬다.


한국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려는 순간 미드필드에서 다시 되돌아온 볼이 오른쪽에 남아있던 메드포드의 발에 떨어졌고 볼이 중앙으로 연결되자 고메스가 오른발슛으로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9분 최태욱 대신 이동국을, 22분 김도훈 대신 안효연을 각각 기용하면서 반격에 나섰으나 여러번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고 오히려 31분께 추가골을 내줬다.


왼쪽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마우리시오 솔리스가 센터링한 볼을 완초페가 오른발로 가볍게 터치슛, 김병지가 쉽게 잡는 듯 했으나 볼은 김병지의 손을 맞고 높이 튕기면서 골문안으로 흘러들었다.


한국이 이번 대회 두번째골이자 이날 유일한 골을 터트린 것은 후반 35분.


최성용이 왼쪽에서 센터링한 볼을 반대편에 있던 수비수 최진철이 넘어지며 슛한 것이 빗맞았고 다시 수비수를 맞고 흐르자 최진철이 넘어진 상황에서 그대로 오른발슛했다.


그러나 한국이 기뻐한 것은 불과 1분에 그쳤다.


미드필드에서 한번에 연결된 볼을 잡은 완초페가 수비수 송종국을 따돌리며 오른발슛, 세번째 골을 터트려 한국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한국은 깊게 가라앉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