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수적열세를 극복하지못하고 `월드컵 16강'' 라이벌 미국에 패배했다. 한국축구는 특히 오프사이드 전술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내 시급히 해결해야 할숙제가 생겼다. 한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보울구장에서 열린 2002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예선 B조 1차전에서 마지막 십여초를 견디지 못하고 결승골을내줘 미국에 1-2로 패했다. 지난해 12월 서귀포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한국은 미국과의 상대전적에서는 5승2무2패로 여전히 우위를 지켰지만 적지에서마저 이겨 본선행 발걸음을 가볍게 하려던 계획은 일단 헝클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히딩크호의 A매치 성적표는 9승4무6패가 됐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베스트멤버중 일부가 빠져 최정예 팀간 대결은 아니었다. 한국은 황선홍이 부상으로, 설기현과 안정환 등 유럽파는 현지 리그일정상 합류하지 못했고 미국도 유럽에서 활약중인 골잡이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NAC 브래다)와 조 맥 스무어(잉글랜드.에버튼) 등이 빠졌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에 이천수를, 최전방에는 최용수와 차두리를 기용해 역삼각형 공격편대를 짜고 이을용-김남일-송종국-박지성으로 연결되는 힘있는 미드필드진이 공수를 조율했다. 또 수비에는 유상철을 중앙에 투입해 왼쪽 김태영, 오른쪽 최진철을 리드하며 1자수비로 상대공격에 대응토록 했다. 반면 미국은 랜던 도노반과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쥐고 상대 문전을 두드렸고 전반 7분께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쉽게 경기를 풀어갈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유상철의 오른발 킥이 너무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골키퍼 캐시 켈러가쉽게 잡아내 한국의 불운을 암시했다. 또 21분 이천수의 슛의 골문을 외면했고 30분 차두리의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슛도 캐시 켈러의 손에 걸렸다. 반면 미국은 35분 21살짜리 신예 랜던 도노반이 가볍게 선취골을 뽑았다. 여러차례 한국수비수들의 오프사이드 전술에 말렸던 미국은 왼쪽 미드필드에서기습적인 전진패스가 이뤄졌고 오프사이드를 피한 도노반이 골키퍼 이운재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툭 차 이운재의 키를 넘겨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불과 3분뒤 송종국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30m짜리 중거리슛으로 오른쪽네트를 갈라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한국은 후반 10분께 다시 미국의 기습적인 전진패스에 다시 한번 일자수비가 무너지면서 최진철이 상대공격수 도노반을 손으로 잡고 넘어져 퇴장당해 수적열세에놓였다. 한국은 14분 박지성, 23분 최용수가 강슛을 날리는 등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맥브라이드의 결정적인 두 차례 슛도 이운재의 선방으로 넘겼다. 그러나 로스타임도 얼마남지 않은 47분께 교체멤버 커닝햄이 중앙에서 왼쪽으로밀어준 볼을 교체멤버인 19살 공격수 비슬리가 왼발로 강슛, 상단 그물을 흔들었다. 한국은 24일 쿠바와 예선 마지막경기를 갖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천병혁.조준형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