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2세 알렉스 김(23.한국명 김경일)의 돌풍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2회전에서 우승후보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를 꺾고 세계를 놀라게 했던 김은 18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50만달러) 남자단식 3회전에서 페르난도 곤살레스(칠레)에 0-3(2-6 2-6 3-6)으로 완패했다. 김은 이로써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생애 두번째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에서32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카펠니코프라는 ''대어''를 낚아 자신의 존재를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이날 김은 같은 그라운드스트로크 전형의 곤살레스를 만나 힘에서 밀린 탓에 카펠니코프와의 경기 때와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종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김은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상대의 스트로크가 많이 튀어올라 타점을 잡기 힘들었고 각도 또한 깊어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자단식에서는 대회 첫 패권이자 메이저 3연속 우승을 겨냥한 비너스 윌리엄스와 이 대회 4회 챔피언 모니카 셀레스(이상 미국), 6연속 결승 진출과 함께 3년만의정상 복귀를 노리는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등 강호들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2번시드 비너스는 32번시드 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에 첫 세트를 내줬지만 두번째 세트를 러브게임으로 따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켜 2-1(3-6 6-0 6-4)로 역전승했다. 왼쪽 무릎 부상 재발로 고생하고 있는 비너스는 "얼음은 나의 친구"라며 얼음마사지의 효과를 치켜세웠다. 8번시드 셀레스도 31번시드 프란체스카 시아보네(이탈리아)를 2-0(6-4 6-4)으로완파하고 7년만의 대회 패권 획득에 ''청신호''를 켰다. 모두 9번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셀레스는 독일에서 슈테피 그라프의 열성팬의칼에 찔리는 사고를 당한 이후 96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유일한 메이저대회패권이다. 비너스와 셀레스가 16강전에서 모두 이기면 8강전에서 맞붙게 된다. 3번시드 힝기스도 바바라 리트너(독일)와의 야간 경기에서 1세트에 단 1게임만을 허용하고 2-0(6-1 6-0)으로 완승, 최상의 컨디션임을 입증했다.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남자부 야간경기에서는현재까지 남은 선수들 중 최상위 시드(8번시드)인 팀 헨만이 ''대포알서버'' 그렉 루세드스키를 3-1(6-4 6-3 1-6 6-3)로 물리쳤다. 헨만은 16번시드인 토마스 요한손(스웨덴)과 8강 진출을 다툰다. (멜버른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