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골프코스 안에서는 휴대폰을 꺼주세요''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기량을 겨루는 미국 PGA투어에서 ''휴대폰 해프닝''이 또 발생했다. 한 갤러리가 갖고온 휴대폰 소리 때문에 우승을 다투는 선수가 집중력을 잃고 1타 차 2위에 머문 것이다. 지난 14일(한국시간) 소니오픈 4라운드가 열린 하와이 와이알래CC 17번홀(1백89야드). 선두를 1타 차로 뒤쫓고 있던 존 쿡이 5번아이언으로 백스윙을 마치고 다운스윙에 들어가려는 순간 한 어린이가 갖고 있던 휴대폰에서 소리가 울렸다. "노(No!)"라고 외친 쿡은 스윙 리듬이 흐트러졌고 클럽헤드에 깎아맞은 볼은 벙커속으로 빠졌다. 보기,그것도 백나인에서 유일한 보기였다. 쿡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챔피언 제리 켈리도 그 홀에서 버디를 잡는 바람에 1타 차로 2위를 기록했다. 챔피언과 2위의 상금 차이는 28만8천달러(약 3억7천만원). "17번홀에서 스윙감이 좋았다"는 그의 말은 차치하더라도,쿡이 문제의 홀에서 파만 했더라도 연장 돌입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쿡은 경기 후 그 어린이에 대한 ''원한''을 풀었지만 앙금은 가시지 않은 듯했다. 그는 "그같은 상황에서는 타이거 우즈라 해도 스윙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텐데 불행한 일"이라고 한탄했다. 수시로 울리는 휴대폰은 말할 것도 없고,선수가 퍼트하고 있는 그린 옆에서 통화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것이 요즘 우리 골프장 풍경이다. 그 피해는 당장은 선수가 받지만,결국은 골퍼들에게 돌아온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