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50만달러) 3연패를 노리던 앤드리 애거시와 세레나 윌리엄스(이상 미국)가 부상으로 기권한 가운데 남자단식 2번시드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은 첫판부터 무너졌다.


반면 지난해의 부진으로 부동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준 뒤 맞은 시즌 첫 대회 아디다스인터내셔널에서 대회 2연패와 함께 11개월 무관의 한을 씻은 마르티나힝기스(스위스)는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프랑스오픈 3회 챔피언 쿠에르텐은 14일(한국시간) 멜버른파크에서 개막한 2002호주오픈대회 첫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53위의 줄리앙 부터(프랑스)를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2-3(6-3 6-4 5-7 3-6 3-6)으로 역전패했다.


클레이(진흙)에는 강하나 하드코트에 약한 면모를 또 한번 드러내며 무려 50개의 범실로 자멸한 쿠에르텐은 이로써 호주오픈에서는 한번도 2회전 이상을 통과하지못하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2번시드 애거시는 손목 부상의 재발로 13일 밤 늦게 기권 의사를 전달해왔다고호주오픈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날 오전 밝혔다.


지난해까지 대회 남자단식 2연패를 달성했던 애거시는 이로써 60년대 남자테니스의 제왕 로이 에머슨(5연패. 1963-67년) 이후 27년만의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려던꿈이 좌절됐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최상의 컨디션임을 과시했던 애거시는 그러나 이틀 전 이벤트대회인 쿠용클래식 단식 결승에서 라이벌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93년 다친 오른 손목의 고질적인 부상이 재발했다고 설명했다.


애거시는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다. 이 부상이 (선수 생활에) 치명적일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말해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있는 심각한 부상임을 암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3번시드 애거시의 기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위인 레이튼 휴이트가 26년만의 호주 출신 챔피언으로 탄생할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애거시의 뒤를 이어 여자단식 5번시드 세레나 역시 지난주 아디다스인터내셔널대회 4강전에서 다친 발목이 낫지 않았음을 이유로 콘치타 마르티네스(스페인)와의1회전을 몇 시간 앞두고 출전을 포기했다.


그러나 언니인 2번시드 비너스 윌리엄스는 예선 통과자인 앤슬리 카질(이상 미국)을 단 50분만에 2-0으로 가볍게 따돌려 지난해 윔블던, US오픈에 이은 메이저대회 3연승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97년부터 99년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3번시드 힝기스도 비르기니 라자노(프랑스)를 맞아, 그 흔한 서비스에이스 1개 없이도 2-0(6-2 6-2)의 완승을 거두고 통산 4번째이자 3년만의 정상 탈환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애거시의 기권과 쿠에르텐의 탈락으로 휴이트에 이어 남자단식 2인자로 부상한4번시드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와 6번시드인 ''영국의 희망'' 팀 헨만, 여자단식 4회 우승에 빛나는 8번시드 모니카 셀레스(미국) 등은 순조롭게 1회전을 통과했다.


(멜버른 A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