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삼성증권)이 이번에도 앤디 로딕(미국)의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세계랭킹 115위 이형택은 10일 밤 호주 시드니에서 계속된 아디다스인터내셔널테니스대회(총상금 40만달러) 8강전에서 세계 15위인 3번시드 로딕과 2시간20여분의 접전을 벌인 끝에 첫 세트를 따내고도 1-2(7-6 3-6 5-7)로 아깝게 역전패했다. 이형택은 이로써 지난해 US남자클레이코트챔피언십대회 결승전과 몬트리올마스터스대회 1회전을 포함해 로딕과 가진 3번의 대결에서 모두 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형택은 자신보다 랭킹이 100위나 높은 로딕을 맞아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따내는 등 스트로크와 서비스 리턴 등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희망을 줬다. 이 경기에 앞서 이형택은 강호인 카를로스 모야(스페인)와 카롤 쿠체라(체코)를 연파하고 8강까지 올라오는 등 지난해 초반과는 달리 쾌조의 출발을 보여 올시즌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이형택은 세트 스코어 1-1에서 맞은 3세트에서 로딕의 서비스게임인 첫 번째 게임을 따내는 등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서며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다. 그러나 로딕의 서비스인 4번째 게임을 내준 이형택은 서비스권을 쥔 5번째 게임에서 40-15까지 앞서며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결국 이 게임을 역전패로 내준 것을 포함, 3게임을 내리 잃고 게임스코어 3-4로 역전당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이형택은 게임스코어 5-5를 만들며 승리에 대한 끈질긴 집념을 보였지만서비스권을 가진 11번째 게임을 내준 뒤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한쪽 구석에 자리잡은 한국 교민들을 포함, 시드니인터내셔널 테니스센터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멋진 경기를 선사한 두 선수에 승자와 패자를 가리지 않고 아낌없는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주원홍 삼성증권 감독은 "정말 잘했는데 너무나 아쉽다. 두번째 세트에서 미끄러지면서 작은 부상을 당한 이후 과감한 공격이 실종됐던 것이 패인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단식에 출전한 지난해 챔피언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2번시드)는 8강전에서 상드린 테스튀(프랑스)를 2-0(6-4 6-2)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랭킹 4위인 힝기스는 벨기에 선수끼리의 대결에서 쥐스틴 에넹을 2-0(7-6 6-2)으로 제압한 킴 클리스터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