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22·스페인)의 ''왜글(waggle)'' 동작이 골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가르시아는 어드레스한 후 스윙에 들어가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이 지겨울 정도로 그립을 쥐었다폈다 하는 독특한 왜글 동작으로 유명하다. ◇왜글이란 무엇인가=왜글이란 어드레스 때 근육의 긴장을 풀고 자신만의 리듬과 일관성을 위해 행하는 동작이다. 근육으로 하여금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을 미리 더듬어 보게 하는 것이다. 왜글은 ''프리샷 루틴''의 한 과정이다. ◇누가 독특하게 왜글하나=가르시아처럼 그립을 수십번 쥐락펴락하는 골퍼들이 많다. 클럽챔피언을 지낸 권투선수 출신 고 김기수씨의 왜글도 가르시아와 비슷했다. 김씨를 잘 아는 C씨는 "한번은 김씨가 벙커샷을 하는데 몇번이나 그립을 쥐었다폈다 하는지를 세어보았는데 한 50번은 하더라"고 회상했다. 캐나다의 왼손잡이 마이크 위어도 독특한 왜글로 유명했다. 백스윙 동작을 3분의 1 정도 취해본 뒤 얼라인먼트를 점검하고 다시 백스윙을 지속하는 형태다. 위어는 올해부터 이 동작을 없앴다. 캐리 웹의 왜글은 간단하면서도 실제 스윙에 도움이 되는 동작으로 정평나있다. 웹은 모든 스윙을 하기 전에 클럽헤드를 약 1m 가량 뒤로 빼준다. 이 왜글은 테이크어웨이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동작은 백스윙을 시작하자마자 클럽을 치켜올리는 골퍼들과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헤드가 너무 인사이드로 가는 골퍼들에게 권장할 만하다. 박세리도 얼마 전부터 웹과 같은 왜글을 하고 있다. ◇어떤 왜글이 바람직한가="내 방식대로 해야 볼이 잘 맞는데 웬 시비인가"라는 가르시아의 말도 틀린 건 아니다. 왜글은 스윙을 잘 하기 위한 전동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자들이 시선을 돌릴 정도라면 생각해볼 문제다. 바람직한 왜글은 실제 스윙에서 클럽이 가야 할 진로를 따라 가볍게 클럽을 흔들어주는 것이다. 게리 플레이어는 "왜글은 백스윙시 클럽의 코스와 동일한 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글하는 데 너무 시간을 끌어서도 안되고,그렇다고 왜글 없이 바로 스윙으로 들어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