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번째 선수가 됩시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대표팀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97년 출범 이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공식 서포터로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는 "붉은 악마"다. 붉은 악마는 출범 이후 지난해 가장바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국제 축구대회와 국내 월드컵 경기장 개장기념 경기 등 유난히 많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를 치렀다. 그때마다 관중석 한쪽에는 빨간색의 머플러가 어김없이 물결쳤다.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바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5월까지 국가대표의 평가전이 줄줄이 예정돼있고 5월 31일에는 세계최대의 축구제전이 월드컵을 맞이하게 된다. 신문로 축구회관 4층에 위치한 붉은악마 사무실은 연초부터 이를 위한 각종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붉은 악마 한홍구 회장은 올해 붉은악마의 사업에 대해 "무었보다 중요한 건 월드컵 붐을 조성하고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라며 "올해는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은 지난해 5월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Be The Reds(비 더 레즈)"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축구장을 찾을 때 국가대표 유니폼과 같은 색인 붉은 색 옷을 입는 것으로 "12번째 선수가 되자"는 모토를 단순하게 바꿨다. 국가대표팀과 동질감을 느끼고 응원의 열기도 높일 수 있다는 게 한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유럽이나 남미 팀들은 국가대표팀과 같은 색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며 "네덜란드의 경우 오렌지색 물결이,포르투갈의 경우 자주색이 관중석을 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붉은악마는 이를 위해 지난 한해동안만 10만벌의 빨간 유니폼을 전국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회원수도 지난해보다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붉은 악마의 현재 회원수는 약 5만여명.지난해 초 6천여명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두배정도 늘어난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원이 각계 각층 다양한 연령으로 확대되는 만큼 응원 구호와 노래도 "아리랑" "대한민국"등으로 단순하게 바꿀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회 기간중에는 경기장 주변에 부스를 마련해 "Fan's Ambassy(축구팬 대사관)"를 운영한다. 외국 응원단을 대상으로 경기 관련 정보와 교통,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기념품도 교환한다. 회원중에 축구 매니아들이 많아 일반 자원봉사자들보다는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의 국가대표팀 서포터인 "울트라 니폰"과의 연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공동 음반제작사업을 준비중이며 공동 조형물 조성과 안티훌리건 캠페인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붉은악마는 소속회원이 아니더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기장에서는 한덩어리가 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한회장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무었보다 한국 국민들이 세계최고의 축제에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