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남자프로골프계 돌풍의 주역은 찰리 위(28.한국명 위창수)다. 아시안PGA투어 상금랭킹 2위에 오른데 이어 내년 일본골프투어 풀시드권을 획득,한국출신으로 유일한 미PGA투어프로 최경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그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그는 "내년초 유럽에서 7개 대회를 뛴뒤 일본 무대에 전념할 생각이다. 미국 진출여부는 일본에서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내년 목표는 2백위권에 머물고 있는 세계랭킹을 1백위안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찰리 위는 10세때인 1982년 초 미국으로 이민을 가 거기서 자랐다. 골프에 입문한 것은 1년 뒤인 83년.부친 위정호씨(56)에게 조금씩 배우다 미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펄 신의 부친 신재호씨에게 정식으로 레슨을 받았다. 찰리 위는 뛰어난 소질을 발휘하며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중·고교 대표팀을 지냈고 18세때 당시 최연소로 캘리포니아주 아마추어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뛰어난 골프기량에 힘입어 대학(버클리대)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진학했다. 대학 4학년때인 95년에는 타이거 우즈,스튜어트 싱크와 함께 미국대학최우수선수 8명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처럼 '싹수'가 보였던 찰리 위는 그해 말 퀄리파잉스쿨에서도 승승장구하며 1,2차 지역예선을 통과했다. 2차예선때는 1등을 했다. 그러나 최종 3차전에서 1타차로 아깝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는 96년 2부투어(나이키투어) 시드를 받아 뛰었지만 부진했다. "아무래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있더라고요. 대학때는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프로에 와서는 그런 자신감을 잃어버렸지요" 아시아로 눈을 돌린 그는 97년초 A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1등으로 통과한 뒤 그해 프로데뷔 첫승을 올리며 부활의 몸짓을 했다. 그러나 그해 미 퀄리파잉스쿨 3차전에서 또 미끄러졌다. 설상가상으로 99년 5월에는 허리를 다쳐 6개월간 골프채를 놓아야 했다. 지난해말 찰리 위는 미 퀄리파잉스쿨에 다섯번째로 재도전했다. 그러나 2차에서 떨어졌다. "제 매니저에게 이제 골프를 그만둬야겠다고 전화를 했지요" 그는 당시 플래트한 스윙을 업라이트하게 바꾸는 중이어서 마지막으로 그해 남은 APGA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3개대회에서 4위,3위,2위를 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그는 올해 APGA투어를 겸한 SK텔레콤과 신한동해오픈 우승에다 볼보차이나오픈 우승 등 시즌 3승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스윙을 바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스윙이 좋아야 압박감이 많은 순간에도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지속적으로 교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슬로플레이가 심하다는 일부 지적에 "플레이를 천천히 하긴 하지만 결코 제한된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