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본헤드 플레이'가 있듯이 골프에서도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골퍼들이 있다. 프로들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라면 다 알 만한 규칙을 위반하거나,결정적 순간에 판단착오를 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올해 세계 각종 골프대회에서 나온 어이없는 플레이를 추려본다. ◇래리 넬슨=올해 미국 시니어PGA투어 상금랭킹 4위를 기록한 넬슨은 SAS챔피언십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선두권에서 미끄러졌다. 넬슨은 2라운드 12번홀까지 4타 차 선두였다.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무려 6오버파 10타를 쳤다. 그 홀에서 원구가 OB 위험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잠정구를 쳤으나 이때 '잠정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원구를 찾든 못찾든 잠정구가 인플레이볼이 된다. 넬슨은 나중에 원구를 찾아 그 볼로 홀아웃을 했지만 다른 볼을 친 것으로 처리돼 2벌타를 받았다. ◇폴 고=미 PGA투어 BC오픈에서 급한 성격 때문에 벌타를 받고 연장전에서 패한 케이스. 2라운드 11번홀에서 퍼트한 볼이 홀 가장자리를 스치고 나온 데 화가 난 고는 다음 순간 마크용 동전을 볼을 향해 던져버렸다. 공교롭게도 볼이 동전에 맞아 움직여 1벌타를 받았다. 그는 결국 연장전에서 제프 슬루먼에게 패하고 말았다. ◇필 미켈슨='웨지샷의 대가'가 웨지샷이 아닌 드라이버샷으로 승부하려다가 낭패를 당한 케이스. 미켈슨은 AT&T페블비치프로암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야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세컨드샷용으로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투온을 노린 것. 그러나 그 볼은 왼쪽 바다속으로 사라지며 우승꿈도 날려버렸다. 레이업을 한 뒤 장기인 웨지로 승부를 걸었더라면…. 50% 이상의 버디 확률을 무시한,'전략의 미스'였다. ◇아오키 이사오=시니어투어 로열캐리비안클래식에서 그야말로 실수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 대회는 타수에 점수를 부여해 승부를 겨룬 '스테이블포드 방식'이었다. 마지막날 첫 홀에서 아오키는 '탭인 거리'(대충 쳐도 들어갈 수 있는 짧은 퍼트거리)의 볼을 퍼트하려다가 그만 헛치고 말았다. 의도한 스윙이었으므로 1타가 가산된 것. 그는 보기 대신 더블보기를 범해 2점 손해를 봤고 결국 1점 차로 2위에 머물렀다. '골프는 집중력의 게임'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 대목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