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훈(30. 193㎝)이 프로농구 SBS의 숨은 저력으로 제몫을 해내고 있다. 19일 열린 울산 모비스전에서 김재훈은 알토란같은 17득점에 토종선수 중 가장많은 리바운드 6개와 어시스트 5개를 보태며 SBS를 4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신세기(현 인천SK)에서 데려온 포워드 김훈이 올시즌부터 팀에 합류하면서 초반'식스맨'으로 간간이 기용될 뿐이었지만 이제는 공수 양면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이날 활약으로 증명했다. 상대 슈터인 김영만을 단 7점으로 봉쇄하고 승부처였던 3쿼터에서 3점포까지 2개나 터뜨리는 등 공수에 걸쳐 나무랄 데 없는 분전이었다. '굴러온 돌'에게 밀려날 수 없다는 '박힌 돌'의 몸부림인 셈이다. 올시즌 SBS는 퍼넬 페리와 리온 데릭스,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으로 초반 강팀으로 떠올랐지만 김훈이 기대 만큼의 활약을 못해준데다 김성철마저 허리 부상 후유증으로 부진하면서 최근 3연패에 빠지는 등 중하위권으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아무리 용병이 잘해도 3명이나 되는 국내 선수들이 부진하면 성적은 당연히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에 따라 다른 팀들도 SBS를 만만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SBS는 김재훈의 '숨은 저력'으로 버티고 있다. 김재훈은 김훈 등의 부진과 맞물려 2라운드 막판부터 출장 시간이 차츰 많아졌고 이제는 주전급으로 뛰면서 상대팀이 껄끄러워 하는 선수로 자리를 굳혔다. 현재 팀내 국내선수 서열에서도 김상식 다음 두번째일 정도로 노장축에 드는 김재훈은 이 때문에 초반 제대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할 때는 조바심마저 들었었다. 그러나 타고난 힘과 수비력, 그리고 성실함을 무기로 리바운드와 수비는 물론필요할 때면 3점슛까지 터뜨리는 '전천후 해결사'로 변신, 모처럼 온 기회를 결코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보이고 있다. 김재훈은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면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 계속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