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가 제13회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시아 최강 중국을 완파하고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은 14일 대만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이전까지 10차례 싸워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경기 종료 1분전 오타니에게 결승골을 허용, 1-2로 패했다고 선수단이 알려왔다. 이로써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4무7패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과 16일 3-4위전을 갖게 됐고 같은 날 북한은 일본과 우승컵을 다툰다. 차성미, 이지은을 투톱에 내세운 한국은 전반부터 미드필드를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수비와 미드필더간에 넓게 벌어진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일본의 역습에 고전했다. 일본은 전반 10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린 센터링이 문전으로 흘러들어오자 고바야시가 오른발로 원바운드슛, 선취골을 뽑았다. 한국은 전반 27분 박경숙이 왼쪽 미드필드에서 띄운 프리킥을 이지은이 머리로 받아 넣어 균형을 이뤘고 후반 20분께 일본 이사카의 슛이 한국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등 행운이 따라줘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듯 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44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일본의 프리킥을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문전에 있던 오타니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북한은 신예 진별희가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 속에 중국을 3-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북한은 전반 15분 나미혜의 프리킥이 벽을 쌓은 중국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방향이 바뀐 볼을 문전으로 쇄도하는 진별희가 밀어 넣어 기선을 잡은뒤 33분에는 2선에서 침투해 들어가던 윤영희가 추가골을 뽑아 2-0으로 앞서 갔다. 노장들이 주축을 이룬 중국은 전반 종료 1분전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쑨원이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한골을 만회했지만 무거운 움직임을 보이며 추격의 불씨를 댕기지 못했다. 후반들어서도 스피드를 앞세워 공세를 늦추지 않은 북한은 19분 진별희가 골키퍼까지 제치며 승리를 확인하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