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깜짝발탁은 없었다. 지난 9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마친 뒤 거스 히딩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공언했던대로 12일 발표된 내달 북중미골드컵(1.18~2.2.미국) 출전선수 25명(예비멤버 5명제외)에 놀랄만한 발탁은 없었다. 이번 선수단은 유럽파 중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과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이 리그일정상 소집에서 또 한번 제외된 가운데 지난 미국전에 나선 8기 멤버 이외에 최용수가 가세하고 몇몇 신인들이 제외된 것을 빼고는 큰 변화가 없는 선수구성이다. 내년 1월을 즈음해 정예멤버가 결정될 것이라는 히딩크 감독의 예고가 있었음을감안하면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은 이번에 선발된 25명에다 설기현과 안정환을 더한 선에서 마지막 압축작업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명단은 히딩크 감독이 올초 칼스버그컵을 시작으로 8차례 대표팀을 구성하는 동안 50명이 넘는 선수들을 불러들이며 실시했던 선발작업의 완결판을 의미한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은 하루 빨리 베스트멤버를 확정하고 조직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이른바 `선진축구'에 맞는 선수들을 찾는작업을 계속했다. 그 과정 속에서 서정원, 강철, 하석주, 윤정환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별들이 차지하던 자리를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 김남일 등 20대 초반의 `젊은 피'들이 꿰참으로써 자연스레 신구의 조화속에 월드컵 16강을 향한 출발선상에 서게 됐다. 그동안 주력해왔던 선진축구 주입과 그에 맞는 선수선발이 완전히 하나로 수렴되면서 `히딩크호'는 이들 자원을 가지고 본선상대인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에 맞설 기술과 전략, 조직력을 가다듬는 일만 남겨둔 셈이 됐다. 이제 축구팬들은 긴 산고 끝에 얼굴을 드러낸 이들 `정예멤버'들이 과연 내년 6월 한국축구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