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조직력과 기동력 향상 그리고 신예 발굴' 지난 9일 미국과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부임 첫 해의 막을 내린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5)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다. 올해 1월 초 한국축구팀 사령탑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국내팬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뜨거운 격려를 받으면서 한국축구와 함께 했다. 때로는 베스트11을 빨리 확정짓지 않는다거나 포백수비가 실효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도 받았지만 그는 "목표는 내년 월드컵 본선"이라며 60여명의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숨은 진주를 묵묵히 찾아왔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조련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수비의 조직력 향상과 플레이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 한국 선수들은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4명이 1자로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데 대한 부담을 털어버릴 수 있게 됐으며 한국의 전형적 스타일인 스리백의 완성도도 높여 수비전술을 유동적으로 바꿀 수 있게 됐다. 멀티 포지션 또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개념도 정착돼 가고 있다. 이는 한 선수가 특정 포지션뿐만 아니라 2∼3개 정도의 포지션은 능히 소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 토털사커의 종주국 네덜란드 출신인 히딩크 감독은 이 개념을 도입,지난달 치러진 크로아티아전에서부터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번 미국과의 평가전을 통해서도 한국선수들은 어떤 포지션을 맡더라도 능히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또한 많은 신예들을 테스트하며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견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이천수 최태욱 송종국 등이 이같은 과정에서 발탁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시급히 보완해야 될 문제점도 많다. 우선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직도 골문 근처만 가면 우왕좌왕하며 문전처리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간 간격을 좁히는 것도 해결과제다. 포지션간 거리를 좁혀야 상대공격을 압박하는 동시에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으나 아직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 효율적인 공격이나 수비를 하지 못하고 번번이 흐름이 끊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