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헤딩슛.그러나 아쉬움은 남는다" 9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간 평가전에서 한국은 2002월드컵본선리그에서 같은 D조에 속한 미국을 1대0으로 힘겹게 꺾고 심리적 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경기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급속히 저하,16강을 향한 길이 아직도 결코 가깝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한국은 기민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진영 공략에 나섰다. 한국 선수들은 미드필드를 장악하고 짧은 패스를 이용한 세트플레이를 펼치는 등 눈에 띌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반 20분. 수비를 맡고 있던 유상철(30.가시와 레이솔)은 한국이 코너킥을 얻은 순간 공격에 가담,이천수가 오른쪽에서 띄워준 공을 방향을 바꾸는 헤딩슛으로 상대의 골문에 그대로 꽂아 넣었다. 10개 월드컵 경기장중 마지막으로 문을 연 제주월드컵 경기장 개장 첫골이 유상철의 머리에서 터진 순간이었다. 이로써 "유비" 유상철은 한국축구대표팀의 대들보임을 재확인했다. 이날 유상철은 첫골을 뽑아낸 것은 물론 수비에서도 중앙을 든든히 지켜내는 등 공수양면에서 맹활약해 한국의 1-0 승리를 앞장서 이끌었다. 그러나 한국팀은 선취골을 넣은 직후부터 김병지 골키퍼에게 연이어 공을 빼주는 등 소극적인 경기모습을 연출,고질적인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다시 노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후반들어 체력과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진 한국팀은 기동력을 상실하고 부정확한 패스로 일관하다 결국 미국팀에 수차례 공격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후반 34분에는 한국 문전에서 우물쭈물하다 제프 애구스에게 골대 맞고 퉁기는 중거리슛을 허용했고 1분 뒤에는 수비수가 1대1 싸움에서 뚫린 뒤 곧바로 커닝햄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내주는 등 개인기를 앞세운 미국의 거센 공세에 중심을 잡지못한 채 끌려다녔다. 한편 한국은 이날 승리로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2무1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다. 또 올해 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후 가진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 9승4무5패를 기록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