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가 올해 자유계약선수(FA)자격을 얻은 박찬호(28)에 대한 연봉 조정을 신청, 재계약 가능성 여지를 남겼다. 다저스는 연봉 조정 마감시간인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를 30여분 앞두고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초 다저스와의 결별이 예상됐던 박찬호는 조정신청에 응하면 위원회가 조정을 시작하는 내년 1월 9일까지 다저스와의 재계약 협상시간을 벌게 됨으로써 팀 잔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다저스가 조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박찬호는 내년 5월 이후에나 다저스와 재계약 협상을 할 수 있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당초 재계약할 것으로 알려졌던 선발 제임스 볼드윈과 테리 애덤스, 구원투수 제프 쇼에 대해서는 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종료 후 3, 4선발급인 애덤스, 볼드윈과의 재계약을 염두에둔 채 쇼의 공백을 메울 마무리 투수 영입에만 열을 올렸으나 결국 이들을 모두 포기하고 박찬호를 선택했다. 이는 4-5년 장기계약에 평균 연봉 1천400만달러(약 179억원) 이상의 몸값을 원하는 박찬호와의 재계약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던 다저스가 올시즌 36경기에 등판,15승(11패)에 방어율 3.50의 좋은 성적을 거둔 박찬호를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다저스와의 재계약에 칼자루를 쥐게 된 박찬호는 오는 20일까지 조정 신청을 받아들일 지를 최종 결정하면 되고 10일부터 5일간 보스턴에서 열리는 `윈터미팅'에서 다른 팀들과 자유롭게 몸값 협상을 벌이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또 이번 윈터미팅에서 다저스 외에 극적으로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최근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등 3-4개 팀이 거론되고 있다. 메츠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투수 보강에 실패했고 양키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 좌절 후 마운드 세대교체를 준비중이어서 선발 투수 영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편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장학재단 출범과 국민신용카드㈜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낸 박찬호는 다음주 초 미국으로 돌아가 본격적인 FA 몸값 협상에나설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