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축구 본선에서 같은 조에 속하게 된 한국과 미국의 '서귀포 대첩'이 9일 펼쳐진다. 이날 오후 5시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개막을 기념해 열리는 한·미전은 6개월 앞으로 다가 온 본선 조별리그의 전초전 성격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설기현(벨기에 안더레흐트)과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 등 유럽파가 빠졌고 미국도 어니 스튜어트(네덜란드 브레다), 조 맥스 무어(잉글랜드 에버튼)가 합류하지 않아 완전한 진용을 갖춘 것으로 볼 수는 없으나 서로의 전력을 탐색하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한국은 황선홍,유상철(이상 일본 가시와)과 박지성, 안효연(이상 일본 교토)이 합류했고 '젊은 피' 이천수(고려대)와 최태욱(안양 LG)의 기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어 미국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의 스타팅멤버로는 황선홍을 중앙 공격수로 배치하고 부평고 동기생인 이천수와 최태욱이 측면공격을 맡아 삼각편대를 이룬 가운데 미드필드에서는 이을용(26.부천)과 박지성(20.교토)이 좌우 터치라인을 장악하고 유상철(30.가시와)과 이영표(24.안양)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 공수를 연결하게 될 전망이다. 또 수비의 중앙은 송종국(22.부산)이 책임지고 부상중인 김태영(31.전남)과 이민성(28.부산) 대신 김상식(25.성남)과 조성환(19.수원), 조병국(연세대) 등이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이번 경기를 통해 신구 세력의 조화를 모색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스트라이커 랜던 도노반(새너제이)은 19세에 불과하지만 스피드가 뛰어나고 골결정력이 좋아 주전인 스튜어트를 위협하고 있고 제프 커닝햄, 브라이언 웨스트(이상 콜럼버스), 조시 월프(시카고) 등도 미국축구의 장래를 짊어질 대들보들이다. 여기에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국가대표팀 경기 출전 기록(1백43회)을 가진 미드필더 코비 존스(31.LA 갤럭시)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다 노장 수비수 제프 애구스가 든든하게 수비를 받치며 신구의 조화를 모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백을 주로 쓰는 수비에서는 노장 제프 애구스(33.새너제이), 카를로스 야모사(32.퓨전FC)가 센터백을 맡고 양 측면에는 신진급인 댄 캘리프(21.로스앤젤레스)와 파블로 메스트로에니(25.퓨전FC)가 나설 전망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