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23
수정2006.04.02 06:25
월드컵 경기를 치를 울산문수구장의 안전시설이 전국의 월드컵구장 가운데 가장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의 월드컵구장이 대부분 훌리건 난동에 대비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안전시설 기준을 따르고 있으나 문수구장은 관중석, 외부울타리, 중앙통제소 등의 중요한 시설기준을 거의 따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산.광주.대구 등 다른 지역 월드컵구장이 모두 국제축구연맹의 권고에 따라 관중석을 4개 구역으로 구분, 훌리건의 충돌을 차단하고 있으나 문수구장은 2개구역으로만 구분돼 있다.
외부울타리도 다른 지역 구장은 두 겹으로 설치, 2중 검색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문수구장은 한겹밖에 설치하지 않아 훌리건이나 테러분자들의 침입이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장의 안전문제를 통괄할 중앙통제소도 다른 지역 구장은 안전요원 20명이 근무할 수 있도록 66㎡(20평) 안팎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나 문수구장은 10㎡(3평)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울산경찰청이 여러차례 시설보강을 요청했으나 울산시는 "예산이 없고 미관상 좋지않다"는 이유로 묵살하고 있어 특히 훌리건의 난동이 심한 유럽팀이 경기할 경우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시가 '월드컵 성공개최' 운운하면서 문화.관광 분야에만 신경을 쓸 뿐 안전문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서 불상사가 나지 않아야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안전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서진발기자 sjb@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