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개막 한달이 지나면서 짙은 안개 속에 싸여있던 올 시즌 판도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팀당 14경기씩 치른 4일 현재 단독 선두 인천 SK를 비롯해 서울 삼성, 대구 동양, 안양 SBS, 창원 LG 등 5개 팀이 짜임새있는 전력으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며순위표 상단을 점령하고 있다. 반면 서울 SK와 원주 삼보, 울산 모비스, 여수 코리아텐더, 전주 KCC는 주전의 부상 등으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약점을 노출, 차츰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이같은 5강5약의 판도는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구체화 됐다. 지난 주말 인천 SK와 삼성, SBS 등이 연승을 거두는 등 상위 5개팀들은 최소한 반타작을 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하위권 5개 팀들은 이들끼리 맞붙은 경기를 제외하고는 승수를 올리지 못했다. 지난 주말을 전환점으로 선명하게 희비가 엇갈린 팀은 SBS와 서울 SK. 시즌 개막 전 다크호스로 주목받았지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던 SBS가 쾌조의 4연승으로 단숨에 4위(8승6패)로 치고 올라왔다. SBS는 초반 제 몫을 못하던 리온 데릭스와 김성철, 김훈 등이 차츰 살아나고 퍼넬 페리가 갈수록 국내 농구에 적응하면서 내외곽이 균형을 이룬 강팀으로 거듭났다. 반면에 서장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큰 서울 SK는 주말 2연전에서 SBS와 인천SK에 막판에 연속 연전패하며 강팀의 면모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초반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코리아텐더도 '특급 용병' 마이클 매덕스가 벌써부터 지친 기색을 보이며 최하위 KCC에 덜미를 잡히는 등 하향세가 분명하다. 여기에 김영만이 부상중인 모비스와 재키 존스가 12월에나 돌아오는 KCC, 허재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삼보는 각각 이들 주포들의 복귀 이전까지는 힘겨운 레이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도 나름대로 분명한 약점들을 가지고 있어 아직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인천 SK가 잦은 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고 서울 삼성은 적극적인 수비로 인한 이른 파울 트러블, 동양은 경험 미숙, LG는 포스트가 너무 약하고 SBS는 국내 선수들의 기복이 심한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따라서 초반 극심한 혼전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강팀들도 약점을 가지고 있고 하위권 팀들도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전력이 상승세를 탈 수 있는만큼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