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했으나 개점 휴업중인 박찬호(28)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4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남부 어바인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의 상품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냉랭한 미국 현지 언론에 반박 자료를 배포했다. 보라스는 이날 배포한 '성적 분석집'을 통해 "박은 지난 2년동안의 선발 등판경기수와 투구 이닝, 방어율, 승수 등을 감안할때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라고 주장했다. 특히 박찬호가 지난 6년동안 단 한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은 점을 강조한 보라스는 "케빈 브라운(다저스)과 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 마이크 햄튼(콜로라도),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 등 최고연봉 투수들과 비교해도 성적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성적 분석집'을 전달했던 보라스가 이날 메스컴을 상대로 박찬호의 장점을 부각시킨 것은 인색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미국 언론과 메이저리그 구단의 편협된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여겨지고 있다. 박찬호는 올 겨울 FA 시장에 나선 투수 중 최대어임에 틀림없지만 일부 언론에서 박의 상품성에 흠집을 내며 지나치게 많은 몸값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적인 보도를 일삼았다. 현지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투수난에 허덕이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에서도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밝히지 않아 박찬호의 FA 협상은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큰 손'으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박찬호의 장점을 입증시키고 몸값을 한껏 부풀릴 전망이다. 현재로선 박찬호의 가치가 너무 높아 쉽게 나서는 구단이 없지만 10일부터 14일까지 보스턴에서 열리는 윈터미팅기간 박찬호의 FA 협상은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어바인=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