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럽팀들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게 그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3회 우승의 독일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물리치고 본선에 오른 아일랜드의 조수위 다툼,그리고 아프리카의 맹주 카메룬의 선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4그룹의 사우디아라비아는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16강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90년대 들어 성적부진으로 "전차군단"이란 명성에 금이 갔지만 최근 세대 교체를 통해 새롭게 다듬어진 면보를 보여주고 있다. 예선전 최다골의 주인공인 미하엘 발락(바이엘 레버쿠젠)과 미로슬라프 클로세(카이저스라우테른),세바스티안 케흘(SC 프라이부르크) 등 신예들이 날카로운 기량을 자랑한다. 사령탑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주역인 루디 펠러(41)감독. 유럽예선에서 잘 나가다 잉글랜드에 1대5로 대패하면서 플레이오프로 밀렸났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를 꺾고 어렵게 본선에 합류했지만 큰 무대에 강한 만큼 16강 진출이 확실시되는 팀이다. 나머지 1장의 16강 티켓은 아일랜드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죽음의 조"로 불린 유럽예선 2조에서 당당히 본선진출 티켓을 따낸 저력의 팀이다. 포르투갈 네덜란드등과 같은 조에 편성됐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일랜드의 탈락을 점쳤지만 무패행진끝에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침몰시키며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벌어진 이란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해 본선행 막차를 탔다. 포르투갈과는 2무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월드컵 우승후보로까지 꼽히던 네덜란드에는 1승1무로 앞섰다. 걸출한 스타는 없지만 이란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0대1패)을 제외하고는 12번의 예선전에서 진 적이 없었다. 특히 이언 하트와 스티브 스톤턴이 이끄는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포백수비와 조직력은 세계정상급이라는 평가다. 로이 키언과 마크 킨셀라 매트 홀랜드가 버티는 미드필드 진용도 워낙 탄탄해 팀의 공격력을 배후에서 확실하게 받쳐주고 있다. 독일,아일랜드 등 2곳의 유럽팀과 맞서게 되는 카메룬은 "불굴의 사자"로 불리는 검은 대륙의 맹주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과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로 잘 알려졌으며 아프리카 예선전에서도 가장 먼저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이 5번째 본선진출이다. 지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를 꺽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컨페더레이션 컵에서 일본에 0대2로 패하는 등 최근 들어 전력이 예전만 같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조직력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스트라이커인 파트릭 음보마와 제레미 은지탑,사무엘 에투 등이 대표팀의 핵심이다. 사우디는 E조에서 가장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이번이 3연속 본선 무대인 사우디는 80년대 이후 중동축구의 최강자로 자리잡았으며 아시아에서도 정상급이다. 하지만 나머지 3개팀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94년 월드컵에서는 벨기에와 모로코를 꺽고 16강에 올랐듯이 또 한번의 깜짝 선전 가능성도 지켜볼 만 하다. 4-4-2시스템을 기본으로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보이는 팀이다. 현재 감독은 나세르 알조하르지만 경질이 유력하다.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팀을 이끈다. 월드컵 무대를 세번째로 밟는 사미 알 자베르를 중심으로 알 도사리와 알 시한이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한다. 아시아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노장 모하메드 아 다에야도 주목받는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