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독일 사우디 아일랜드 카메룬) =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전차군단' 독일이 4팀 중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높다. 독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 조추첨에서 잉글랜드를 제치고 톱시드를 차지한 점에서 보듯 엄청난 저력을 지닌게 최대 강점이다.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는 아무래도 큰 경기에 강한 팀이 유리한 법. 나머지 1장의 16강 티켓은 아일랜드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아일랜드는 유럽 예선에서 포르투갈과 7승3무로 동률을 이루며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제치고 본선에 오른 팀. 확실한 골잡이가 없는 게 흠이지만 탄탄한 수비조직력이 장점이어서 탄력축구를 앞세운 카메룬이 공략하기는 힘들 것 같다. 아프리카의 맹주 카메룬은 파트릭 음보마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주축이지만 올해 일본에 패할 만큼 전력이 하향세여서 중동축구의 자존심 사우디와 함께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F조(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잉글랜드 스웨덴) = `죽음의 조'로 지목됐지만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16강행은 이변이 없는 한 확정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12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 이중 4번 결승에 올라 2회(78년.86년) 우승했던 전통과 경험을 지녔고 현재 대표팀 전력도 마라도나의 전성기 때보다 더 낫다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잉글랜드와 스웨덴 중 한팀을 반드시 꺾어야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잉글랜드는 스웨덴 출신 에릭손 감독을 영입한 뒤로 전력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긋고 있고 데이비드 베컴, 마이클 오언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스웨덴 또한 무시못할 팀으로 차범근 감독은 "오히려 잉글랜드,포르투갈보다 더 전력이 낫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90년 월드컵 개막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카메룬에게 꺾였듯 '94미국월드컵과 '98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잇따라 16강에 오른 나이지리아가 검은 돌풍을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조(이탈리아 에콰도르 크로아티아 멕시코) = 외관적으로 가장 전력차가 뚜렷한 조로 분석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가 이변이 없는 한 16강 진출이 유력시된다. 이탈리아는 펠레가 꼽은 우승후보 중 한 팀. 유로 2000 결승에서 세계최강 프랑스에게 막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전력이 그때보다 더 향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나머지 1장은 크로아티아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록 유로 2000 본선 진출에도 실패하는 등 프랑스월드컵 4강 신화의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이들 2팀에 비해 에콰도르와 멕시코는 확실히 전력이 떨어진다. 에콰도르는 브라질을 제치고 남미예선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승수가 고지대에서 채워져 과연 평지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가 불투명하다. 멕시코 역시 간신히 본선에 합류한 데서 보듯 이미 북중미 맹주에서도 밀려나 이번에도 16강행이 어려울 것 같다. ▲H조(일본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 = 팀간 전력이 도토리 키재기처럼 엇비슷해 예측이 가장 어려운 조다. 벨기에와 러시아가 유럽팀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변방에 불과해 일본과 튀니지로서는 분명 해볼만 한 상대들이다. 일본 트루시에 감독조차 조추첨이 끝나자마자 회심의 미소를 지을 만큼 일본은 벌써부터 16강에 오른 듯이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역대 전적을 고려하면 약방의 감초격인 벨기에가 16강에 가장 근접한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벨기에는 비록 유럽예선에서 크로아티아에 뒤져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합류했지만 4-4-2 시스템을 공고히 하면서 세대교체에 성공해 공수에 걸쳐 전력이 탄탄해졌다. 개최국 일본은 홈 어드밴티지, 러시아는 9번째 본선에 오른 전통을 각각 지녀 벨기에로서는 마음을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전망이다. 튀니지의 경우 본선진출국 중 최약체로 분류되는 팀으로 참가에 의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