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대진이 결정된 뒤같은 조에 편성된 팀들의 갖가지 인연이 화제다. 우선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맞붙는 프랑스와 세네갈의 경기는 한지붕에 아래에 사는 선수들의 대결장이 될 전망이다. 세네갈은 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영향으로 팀의 주축 선수들인 엘 하지 디우프,콜리 페르디낭드(이상 랑스), 앙리 카마라(세당) 등 상당수가 프랑스 프로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 세네갈의 감독인 브루스 메추도 지난 달 한국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했을 때"프랑스에는 일자리가 없어 아프리카로 간다"고 농담을 했듯이 고향이 프랑스다. 또한 죽음의 조인 F조에 편성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악연을 갖고 있다. 이들의 첫 악연은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준준결승전으로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0-1 패배를 당한 아르헨티나는 경기 뒤 "심판과 함께 12명이 버틴 잉글랜드를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82년 포클랜드 전쟁으로 완전한 앙숙이 되버린 아르헨티나는 86년 멕시코대회에서 마라도나가 센터링된 볼을 머리가 아닌 손으로 잉글랜드의 골문에 꽂아넣었고 심판이 이를 득점으로 인정한 것. 마라도나는 이어 상대 수비수 5명을 제치는 신기의 드리블로 추가골을 터뜨리고 66년 대회의 앙갚음을 한 셈이 됐다. 이후 98년 대회 8강전에서 마이클 오언의 통렬한 슛으로 기선을 잡은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베컴이 퇴장당한 뒤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패해 우승의 꿈을 접었다. 잉글랜드의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은 이 때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듯 2002 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가 나오자마자 BBC와의 인터뷰에서 "복수할 기회가 왔다"며 오히려 기뻐했다. 한편 잉글랜드는 같은 조의 스웨덴과도 묘한 인연을 맺게 됐는데 모든 축구팬들이 알고 있듯이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의 고향은 스웨덴. 에릭손 감독이 모국의 팀을 맞아 어떤 경기를 펼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 밖에 여러팀을 옮겨 다니며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중국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코스타리카와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부산=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