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으로부터 퇴출당한 노장.용병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아 나서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공시한 보류선수(내년 시즌 재계약 대상선수) 명단에서 빠지면서 사실상 소속 구단으로부터 버림받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95명의 선수들이 서로 제 살길을 찾아 나선 것. 이들 선수는 올시즌 부진한 성적 때문에 구단의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대상이 됐지만 선수로는 황혼기를 의미하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대한 열정과 의욕만은 젊은 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 선수는 그라운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내년 시즌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선수생활을 꿈꾸고 있다. 해태 시절 `팔색조'라는 별명답게 화려한 변화구로 93, 94년 2년 연속 다승왕에올랐던 조계현(37)은 `최고령 승리투수기록(박철순.40세5개월)을 깨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 이적 첫해인 99년 3패만을 기록하고 퇴출당한 조계현은 두산으로 둥지를옮긴 지난해 정규시즌 7승(3패)에 포스트시즌 제1선발을 맡아 부활에 성공했다. 올해에도 3승(5패)를 기록하며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조계현은 또 한번 마운드에 서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다른 구단이 러브콜을 보낼지는 미지수다. 또 조계현과 함께 두산에서 퇴출된 투수 이광우(36)는 영입의사를 내비친 LG에새 둥지를 틀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LG 투수 차명석(32)도 옛 스승인 이광환 감독이이끄는 한화로의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에서 방출당한 이명수(35)와 김인호(34)는 각각 지도자와 구단 스카우트의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의 `타고투저'를 주도한 퇴출 용병 16명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들 중 철벽 수비를 자랑하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현대의 톰 퀸란(33)은 한화 이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또 시즌 중반에 삼성에 합류했음에도 10승의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발비노갈베스(37)와 SK 중심타선에서 활약한 호세 에레라(29)도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어 영입희망 구단이 나타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