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축구가 `플레이오프 악몽'에 또 울었다. 오세아니아대륙에서는 단연 최강이지만 다른 대륙 하위팀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호주가 이번에도 우루과이에 먼저 1승을 거두고도 2차전에서 완패, 28년만의 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이 좌절됐다. 74년 서독월드컵 예선에서 한국을 제치고 티켓을 땄던 호주의 플레이오프 악몽이 시작된 것은 86년 멕시코월드컵때부터. 호주는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회방식 변경에 따라 지역예선에서 1위를 하고서도 유럽예선에서 본선직행이 좌절된 스코틀랜드와 두 차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대륙최강이라고는 하지만 국내에 프로축구가 도입된 지 불과 10년째였던 호주로서는 스코틀랜드의 적수가 되지 못했고 1무1패로 탈락했다. 이것이 계속된 악몽의 시발점이었다. 호주는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도 대륙예선을 통과했으나 남미 1개국, 이스라엘, 뉴질랜드와 함께 4개국 풀리그로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콜롬비아에 티켓을 넘겨줬다. 또 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캐나다와의 1차 플레이오프를 무사히 통과했으나 아르헨티나와의 2차플레이오프에서 1무1패로 무너졌다. 98년 프랑스월드컵대회때는 하늘을 원망해야 했다. 이란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로 비기고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후반중반까지 2-0으로 앞서 티켓을 거의 손에 넣었으나 막판에 내리 2골을 허용, 2-2로 비겼고 무승부일 경우 어웨이경기에서 다득점팀이 우선한다는 FIFA규정에 따라 티켓은 이란의 몫이 됐다. 이번에도 확인된 플레이오프 징크스에 호주는 넋을 잃었다. 특히 지난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에서 프랑스, 브라질 등 세계최강팀들을 꺾고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을 정도로 최근 사커루의 전력은 상승됐기에 정신적 충격은 더했다. 프랭크 파리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세아니아 예선 1위에게는 본선직행티켓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징크스를 한탄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