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경영혁신 차원에서 지난 98년부터 추진돼온 공기업 소유 골프장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다. 경기가 좋지 않아 인수 희망자가 없는 데다 저금리 시대에 매년 50억원 이상씩 흑자를 내고 있는 '알짜' 골프장을 구태여 팔아치울 필요가 있느냐는 공기업들의 볼멘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7일 기획예산처 문화예술진흥원 국가보훈처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공기업이 소유한 뉴서울·88·제주 중문 등 매각 대상 3개 골프장은 지난 3년간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작업이 답보상태다. 문화관광부 산하 문화예술진흥원이 보유한 뉴서울골프장은 지난해 7∼12월 4차례 공개입찰을 실시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입찰 참가자가 1∼2명에 불과했고,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도 감정가인 2천2백억원을 훨씬 밑돌았다. 지난 9월 중국에서 투자박람회도 가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금리도 낮은 상황에서 매년 50억∼60억원씩 흑자를 내주는 골프장을 싼 값에 처분하면 손해라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 산하 88관광개발의 88골프장도 비슷한 상황. 이달 중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나 인수자가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보훈처는 88골프장이 지난해 63억원,올해도 80억원의 흑자를 내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급하게 골프장을 처분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도 흑자를 내는 골프장을 왜 파느냐는 의원들 지적이 많았다"며 "공공개혁 주관 부서인 기획예산처에 이같은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제주 중문골프장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관광공사는 올해는 입찰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다. 감정가인 8백42억원을 내겠다는 인수자가 없기 때문. 골프장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측 직원들만 수시로 찾아와 가격인하 여부를 묻고 가는 게 고작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공공부문을 핵심역량 위주로 개편한다는 취지로 골프장 매각을 추진해 왔다"며 "흑자를 낸다고 공기업이 골프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