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무리하게 수익사업을 벌이려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FIFA는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모닝힐'의 주도로 오는 12일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D-200' 공연행사와 관련해 "공연은 하되 음반은 제작하지 말라"고조직위원회에 통보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FIFA는 또 이번 제재 조치의 근거로 입장권과 국내공급업체선정 등 순수 목적사업 외에 수익사업을 금지하는 조직위 정관과 두 단체간 협약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D-200 행사 계획은 모닝힐측에서 먼저 얘기가 나왔으며, 조직위가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한 뒤 뒤늦게 뛰어든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를갖지 않고 일을 벌이려다 FIFA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말해 사업 추진 과정에 무리수를 뒀음을 시인했다. 조직위의 행정 착오에서 비롯된 FIFA의 이번 조치에 따라 행사 주관업체인 모닝힐은 상당한 재정적 손실을 입게 됐다. 모닝힐 관계자는 "마이클 볼튼과 리키 마틴, 서태지 등 국내외 가수 초청 등에들어가는 총 비용이 43억원"이라며 "음반을 만들지 못하게 돼 5억원 가량의 적자발생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FIFA가 음반제작을 불허한 것은 공식업체(소니)에서 거부했기 때문으로보인다"며 "조직위가 애초 내용 파악도 하지 못한 점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2002한일월드컵축구 공식 음반사인 소니는 월드컵 음반 제작에 관해 배타적 권리를 갖고 있다. 모닝힐측은 "조직위와 (행사 수익배분과 관련해) 문서화된 정식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구두적으로 맺은 것은 있다"면서 "그러나 조직위에 `딴지'를 걸 생각이 없다"고 말해 법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모닝힐의 재정 손실과 관련, 조직위는 공연이 성사될 수 있도록 행사 협찬에 기업들이 나설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