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가 현행 드래프트 방식에 따른 선수선발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해 `이경수 파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30일 "유예 기간 없는 선발제도의 자유계약제 환원이 대한항공팀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며 현실론에 입각한 드래프트 유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배구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한항공을 안고 가야한다는것이 배구계 전반의 여론"이라고 전하고 "특정선수가 불이익을 받는다고 팀 하나를 없앨 수 없는 일"이라며 드래프트 유지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 "드래프트를 한다해도 이경수(한양대)가 1순위팀 대한항공에 무조건 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해 신인 계약금 상한선 폐지 등 자유계약제 성격이 가미된 변형 드래프트 방식 도입을 시사했다. 협회는 11월1일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드래프트 시행 방침을 정한 뒤 남자실업 4개팀 단장들과의 연석회의를 열어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회의 일정과 관련해 협회는 "기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이사회까지 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때 대학의 명분론에 기운 듯 했던 협회가 결국 여론과 현실을 따라 원칙론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실업팀들의 이경수 영입 경쟁은 드래프트 유지에 배수진을 쳤던대한항공의 승리로 일단 가닥이 잡히게 됐다. 그러나 이경수측이 "드래프트가 되면 유학을 떠날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드래프트 확률 추첨 방식을 놓고 대한항공과 삼성화재간 공조 체제에틈이 생기고 있어 `이경수 파동'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