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 타이틀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오는 31일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MVP와 신인왕은 뚜렷하게 돋보이는 선수가 없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기 때문. MVP는 정규시즌 홈런왕 이승엽(삼성), 타점왕 타이론 우즈(두산), 타격왕 양준혁(LG) 등 타자 3명과 다승.구원.승률 1위로 투수부문 3관왕을 차지한 신윤호(LG),방어율 1위 박석진(롯데) 등 투수 2명을 합쳐 총 5명이 후보에 올랐지만 이승엽과 우즈, 신윤호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39호 아치로 홈런왕이 된 이승엽은 지난 97년부터 최근 4년연속 홈런 1위가 MVP로 뽑힌 전례를 감안하면 가장 강력한 MVP 후보다. 그러나 이승엽은 홈런 타이틀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 없는데다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준우승에 머문 것이 감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시리즈에서 6차전까지 4개의 홈런을 포함해 23타수 9안타(타율 0.391),8타점의 맹활약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우즈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규시즌 113타점으로 타점왕에 올랐던 우즈는 포스트시즌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투수 신윤호 역시 올해 MVP의 강력한 다크호스. 지난 95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단 2승에 그칠 정도로 철저한 무명신세였던 신윤호는 올해 6위라는 부진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다승(15승).구원(32세이브포인트).승률(0.714) 1위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역대 MVP 중 투수 출신은 프로야구 원년(1982년) OB의 에이스 박철순을 포함해 9명이나 되기 때문에 신윤호가 타자 2명의 다툼속에 어부지리로 MVP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애에 단 한번뿐인 신인왕 경쟁은 후보 3명중 김주찬(롯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사실상 박한이(삼성)와 김태균(한화)의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한이는 올시즌 주전자리를 꿰차며 타율 0.279, 홈런 13개의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김태균은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만 타율 0.355, 홈런 20개를 뽑아내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땅한 재목이 없는 MVP와 장래가 촉망되는 박한이와 김태균이 다투는 신인왕은 탈락하는 선수에게 한없는 동정의 눈길이 쏟아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